대중국 수출액 전년比 41.5%↓
"중국 현지 브랜드도 소비 부진"
신규 플랫폼 통한 마케팅으로 돌파구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지난 3월 부녀의 날 때의 분위기를 보면 광군제도 예년만큼 흥행하지 못할 것 같다."
중국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11월 11일 '광군제(독신자의 날)'를 앞두고 기대감에 부풀어야 하는 국내 화장품 업계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계 2위 화장품 시장인 중국의 소비심리가 꺾여서다.
실제로 올 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휘청이는 K-뷰티] 글싣는 순서
1. 마스크 벗어도 실적 안오르네
2. 소비 꺾인 中, 광군제 수혜도 불확실
3. 북미서 황금기 재현 가능할까
27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올해 1~9월 기준 2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5% 감소했다.
여전히 화장품 수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수출액이 줄면서 국가별 점유율도 작년 45.4%에서 올해 33.8%로 10%P 가까이가 빠졌다.
K-뷰티 브랜드는 작년 광군제 기간 중국의 도시 봉쇄 속에서도 뜻밖에 선방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현지 화장품 매출이 30% 이상 급감한 상황 속에서도 광군제에선 전년 대비 7% 감소한 3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통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외에도 숏클립 영상 플랫폼인 도우인(틱톡)과 콰이쇼우 등 신규 플랫폼을 통한 판매를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봉쇄 영향을 상쇄했다.
다만 올해는 자국 브랜드 소비를 선호하는 궈차오 트렌드로 급부상 중인 중국 현지 브랜드도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K-뷰티 브랜드도 '광군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만 사라지면 다시 소비가 올라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국 화장품 시장 자체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현지 고객사들도 광군제를 앞두고 물량과 관련해 고민이 많다"고 중국 현지 법인 분위기를 전했다. 코스맥스 중국 법인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90% 이상은 중국 현지 브랜드사 상품이다.
그럼에도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코트라(KOTRA)는 '중국 화장품 산업 시장 현황'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2년 중국의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은 55.9달러로 선진 국가시장 및 세계 수준보다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초 화장품 사용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스킨케어 및 색조화장품, 향수 등을 사용하는 비율은 낮아 화장품 소비액이 낮은 편"이라며 "화장품 소비액은 낮지만 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날로 증가하고 있어 중국 화장품 시장은 성장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올해 광군제에서도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신규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 취향 반영한 협업 제품 운영, 신제품 출시, 왕홍 마케팅 진행 등을 통해 몰, 징둥닷컴, 더우인, 콰이쇼우 등 채널 운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