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대인지뢰·집속탄은 투자배제 대상
올해 6월 말 기준 3억 3860만달러 투자
작년 국정감사 지적에도 투자방침 안고쳐
장혜영 "핵무기업체 투자가 ESG 경영이냐"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우리나라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가 핵무기 생산업체에 3억달러 이상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핵무기와 대인지뢰, 집속탄과 같은 대량살상무기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행위는 UN이 권고하는 책임투자원칙에 위반한다는 지적이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장혜영 의원(정의당)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6월 말 현재 핵무기 생산업체 7개사에 총 3억387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아래 표 참고).
핵무기는 대인지뢰와 집속탄과 함께 대표적인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되어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배제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공사는 2018년 3억 1110만 달러에서 투자액을 늘려 2020년에 5억 1100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투자액이 다소 줄었지만 올해 6월 기준 7개 업체에 3억 387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후 누적 투자액은 24억9010만달러 규모다.
(단위: 백만달러) [자료=장혜영 의원실] 2023.10.24 dream@newspim.com |
업체별로 보면, 허니웰 인터내셔널(Honeywell International)에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1억 164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ICBM의 탄두 및 발사체 부품을 생산, 수리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핵무기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핵무기 발사체를 생산하는 보잉(Boeing)에도 각각 5160만달러와 514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장혜영 의원은 지난해 한국투자공사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KIC의 대량살상무기 투자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한국투자공사 측은 대인지뢰나 집속탄을 배제하는 곳은 많아도 핵무기는 절반 미만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배제하고 있으며, 이런 업체들을 배제하면 항공우주 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장혜영 의원실] 2023.10.24 dream@newspim.com |
하지만 장 의원은 대한민국이 굳이 그 절반의 기관투자자에 속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가장 심각한 핵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부펀드가 핵확산을 부추기는 핵무기 생산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장혜영 의원은 "투자공사가 ESG경영을 한다고 했으면, 사족 달지 말고 제대로 했으면 한다"면서 "전 세계를 위협하는 핵무기에까지 국부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UN책임투자원칙에 부합하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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