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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경북 예천 초간정에 스미는 가을

기사입력 : 2023년10월21일 10:38

최종수정 : 2023년10월21일 11:32

우리나라 최초 백과전서 '대동운부군옥' 탄생지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가을 기운이 만산을 어루만지자 홍염(紅焰)이 물결처럼 산야를 물들인다. 가을이 깊어진다.

들녘은 한 해 농사를 수확하는 사람들로 부산하다. 휴일이면 사람들은 자연이 스스로 피워 올리는 홍염을 쫒아 무리를 지어 가을 속으로 떠난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원림 속에 담긴 초간정.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초간정(草澗亭)은 경북 예천 용문면에 자리한 누정이다. '십승지'로 이름 난 '금당실'마을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조선 초기인 1582년(선조 15),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선생이 환로에서 나와 말년을 보내기 위해 원림을 조성하면서 건립하고 초간정사(草澗精舍)라는 이름을 붙였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오래된 노송숲인 초간정 원림과 금곡천 개울을 끼고 정물처럼 앉아있는 초간정.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임란으로 소실된 것을 초간 선생의 아들인 죽소(竹所) 권별(權鼈)이 1626년(인조 4)에 다시 건립했으나 다시 화재로 소실됐다.

초간선생의 현손인 권봉의(權鳳儀)가 1739년(영조 15)에 허물어진 옛 터에 다시 세우고 바위 위에도 정자 3칸을 앉혔다.

현존하는 초간정과 원림은 이 때 조성된 것이다.

초간정은 원림과 원림을 끼고 흐르는 금곡천을 배경으로 자연석을 주춧돌로 놓고 앞면 3칸, 옆면 2칸의 겹처마에 팔작지붕을 올렸다.

누정의 처마에는 남쪽에 초간정사, 북쪽에 초간정(草澗亭), 동쪽에 석조헌(夕釣軒)이라고쓴 각기 다른 편액이 걸려 있다. 이 가운데 초간정사라고 쓴 편액은 권문해가 처음으로 초간정사를 지을 때 초간정사라는 이름을 붙여 준 소고(嘯皐) 박승임(朴承任, 1517∼1586)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우리나라 최초 백과전서인 '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지은 초간 권문해 선생의 13대손이 바쁜 가을걷이를 멈추고 초간정에 담긴 이야기를 전해주신다.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초간정을 이루는 고건물의 당호에서 국사와 백성의 안위를 다루는 조정에서 물러나 '산골 개울'이 흐르는 볕 바른 곳에 초가를 짓고 노을이 서편하늘을 물들이는 해거름에 바위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며 풍류와 안빈낙도가 물처럼 흐르는 은일(隱逸)의 삶을 즐긴 권문해 선생의 풍채가 오롯이 묻어 나온다.

초간정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5호이다. 또 초간정을 품고 있는 초간정 원림(園林)은 명승 제51호이다.

초간 권문해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전서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지은 조선초기 최고의 지성이다.

초간선생은 1560년(명종 15)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좌부승지·관찰사를 지내고 1591년에 사간이 되었다. 이황(李滉)의 문하에서 수학하고 류성룡(柳成龍)·김성일(金誠一) 등과 교류했다.

백과전서인 '대동운부군옥'과 문집으로 '초간집'을 남겼다. 예천봉산서원(鳳山書院)에 배향됐다.

백과전서인 '대동운부군옥' 판목(板木)은 초간정에 보관되다가 예천 권씨 초간 종택에 조성한 백승각(白乘閣)에 보관된 후 최근 예천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대동운부군옥 판목'은 보물 제878호이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청년화가가 조선 최고의 지성이 은일자적하던 초간정에 스미는 빛깔을 담고 있다. 2023.10.21 nulcheon@newspim.com

400년은 훌쩍 넘었을 오래된 노송의 가지 사이로 언뜻 드러나는 초간정의 자태가 창연하다.

송림으로 이뤄진 초간정 원림과 초간정사를 끼고 흐르는 금곡천의 물소리가 청아하다.

초간정사 측면과 후면이 바라보이는 금곡천 개울 모래톱에서 청년화가가 초간정으로 스며드는 명징한 가을 빛과 색깔을 화폭에 담고 있다.

청년화가의 눈길에 잡히는 조선 최고의 지성이 은일자적하던 초간정에 스미는 빛깔은 어떤 색깔일까?

초간정 맞은편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나락을 갈무리하던 초로의 노인이 일손을 멈추고 초간정에 얽힌 내력을 소상히 일러주신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초간정의 가을.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초간 권문해 선생의 13대손이시다. 초간정을 건사하는 일부터 '대동운부군옥' 판목을 도둑맞았다가 천신만고 끝에 되찾은 일을 실감나게 들려주신다.

13대손의 품새에서 조상과 문화유산에 대한 각별한 존경과 애정이 가을볕처럼 맑게 번져나온다.

13대손은 지난 여름 예천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초간정 돌담까지 수위가 오르고 원림에서 초간정으로 이어지는 금곡천 다리 난간이 모두 유실됐다며 당시의 아찔했던 기억을 들려주신다.

13대손은 내달 묘사준비를 위해 나락베기를 서둘러야 한다며 최근에 수확철이 다가와도 일손구하기가 어렵다며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논으로 발길을 옮기신다.

 

[예천=뉴스핌] 남효선 기자 = 황금빛, 다홍빛깔로 깊어가는가을. 2023.10.21 nulcheon@newspim.com

젊은 부부가 고만고만한 남매의 손을 잡고 초간정을 어루만지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한 차례 바람이 불자 원림을 이루는 오래된 나무들이 잎사귀를 흩날린다.

바람에 날린 이파리들은 다시 땅으로 스며들어 새 봄에 다시 연록의 새순을 피울 터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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