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용약물에 대한 글로벌 권리 단일화
마케팅·판매 등 상업화 일원화…매출 극대화
[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HLB는 항서제약과 미국 간암(HCC) 1차 치료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통큰 합의를 이뤄냈다고 17일 밝혔다. 항서제약이 간암 치료제로 개발중인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글로벌 권리(한국, 중국 제외)를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에 전격 양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HLB와 엘레바는 글로벌 간암 3상 임상에 성공한 자사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권리는 물론, 병용약물인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에 대한 간암 분야 글로벌 권리도 확보하게 됐다.
엘레바와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엘레바 정세호 대표, HLB그룹 진양곤 회장, 항서제약 순 피아오양 회장, 프랭크 지앙 최고 전략 책임자.[사진=HLB] |
16일 체결된 이번 계약에 따라, 항서제약은 캄렐리주맙의 판매 시작 후 십년간 간암 분야 매출규모에 따라 누적기준 최대 십억 불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이번 결정은 간암 치료제로 허가 후 함께 처방되어야 하는 두 약물에 대해 엘레바가 마케팅과 판매 등 상업화 전체 과정을 일괄해 진행하는 것이 매출 극대화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HLB는 내년 상반기 신약허가가 기대되는 간암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파트너쉽 확보는 물론 조기 판매개시를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되었다.
엘레바 정세호 대표는, "글로벌 3상에서 간암 임상 역사상 최장의 생존기간을 보였던 두 약물의 병용요법은 간암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병용약물이 서로 다른 회사의 제품이라는 점은 마케팅에 있어 약점이 될 수 있었는데, 이를 완전히 극복해냄으로써, 상업화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4일 미국 FDA로부터 신약허가 본심사(NDA filing)를 승인 받은 엘레바는, 이미 미국 15개 주에서 의약품 판매면허를 받으며 상업화 과정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주요 암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두 약물의 공동 마케팅과 일괄적 판매체계 구축이 가능케 돼 인지도 강화나 처방유도, 비용 절감 등 여러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초 항서제약 방문이후 계속된 논의로 양사간 공동협력을 이끌어낸 HLB그룹 진양곤 회장은 "치열하게 전개될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한 회사가 두 약물 모두에 대해 권한을 갖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며, "당사가 2개의 간암치료제에 대한 판매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FDA 최종 허가는 물론 상업화 준비에도 전력을 다해 간암 분야에서 Best-in-Class 항암제로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HLB와 엘레바는 이달 20일부터 4일간 열리는 유럽암학회(ESMO 2023)에 참석해 해외 제약사들과 간암 치료제에 대한 유럽 허가 및 판매망 구축 전략을 협의할 방침이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간암 1차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는 지난 7월, 세계 최고 권위의 의과학 학술지인 '란셋'(The Lancet)에 게재되었으며, 22.1개월에 이르는 최장의 환자생존기간과 함께 발병원인,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서 높은 치료효과를 입증해 각국의 암 전문의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yo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