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정말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요. 여러 부분이 촘촘하게 설계가 돼 있는데 이 드라마를 다 보시고 나서 그냥 행복이 남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배우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 시킨 배우 윤계상이 이번엔 동명 소설 원작인 ENA '유괴의 날'에서 인생 캐릭터를 다시 경신했다. 윤계상은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을 연기하며 11살 천재 소녀와의 공조를 그려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윤계상 [사진=ENA] 2023.10.11 alice09@newspim.com |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사건이 굉장히 촘촘하다고 느꼈어요. 원작이 가지고 있는 힘도 대단했고요. '유괴의 날'에는 되게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코믹적인 부분이 있다가도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촘촘하게 설계가 돼 있더라고요. 그때그때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상승시킬 이야깃거리가 많았다고 느꼈어요."
윤계상이 연기한 김명준은 어설프고 마음 약한 초짜 유괴범이다. 딸 희애(최은우)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내 혜은(김신록)이 설계한 최로희(유나)의 유괴를 계획하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살해 용의자로 쫓긴다.
"명준이는 순수한 면이 있어요. 혜은이가 유괴를 계획하고, 명준이는 그걸 따라가는 입장이었거든요. 어쩌다 로희를 유괴하게 됐지만 그저 딸을 가지고 있는 아빠의 입장으로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안전하게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보호를 하려고 하고요."
극중 명준은 무해함 그 자체이다. 로희가 음식을 잘못 먹고 쓰러지자 병원에 안고 뛰어가 울부짖는 것은 기본이다. 작품 속에서 로희가 납치를 당할 때 과거 유도선수 시절의 기지를 발휘해 무력을 쓸 뿐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윤계상 [사진=ENA] 2023.10.11 alice09@newspim.com |
"그저 가족애, 부성애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명준이와 로희를 둘러싼 인물들이 미스터리한 부분을 만들어가고, 이야기가 전개돼요. 저와 로희는 그 사건의 중심에 있을 뿐이죠. 명준이와 로희의 케미가 중요했기 때문에 이 관계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임했죠."
윤계상은 작품 내에서 아역배우와 주로 호흡을 맞췄다. 어설픈 유괴범이지만, 그에게 유괴를 당한 로희는 최연소 멘사 회원으로 비범한 관찰력과 판단력의 소유자이다. 그렇기에 명준이 이용당하는 모습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명준이가 이용을 당하지만, 로희가 천재라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납득이 되는 이야기들이었어요. 로희가 천재이기 때문에 그 천재성이 부각이 됐어야 했거든요. 아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말투는 바꾸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천재성을 더 부각시키려면 저를 낮추는 게 낫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제가 더 바보처럼 나오기도 했어요(웃음),"
원작 소설의 제목도 '유괴의 날'이지만 국내에서 '유괴'라는 말은 대중에게 큰 호감을 얻기는 힘들다. 윤계상 역시 "원작 제목을 그대로 써야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윤계상 [사진=ENA] 2023.10.11 alice09@newspim.com |
"'유괴'라는 단어가 굉장히 비호감이죠. 그래서 원작의 이름을 그대로 써야할까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유괴의 날'을 그대로 사용한 건 정면 돌파 한 거죠. 제목을 바꿔도 내용은 바뀌지 않잖아요. 진실 되게 가는 게 옳은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시청률도 초반엔 잘 나오지 않았어요. 요즘에는 수치로 잘 따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게 수치로 나오니까 첫 주에는 좌절감도 들고 힘들더라고요. 흥행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요. 그래서 후반으로 갈수록 오르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하."
1999년 그룹 god로 데뷔한 윤계상은 내년이면 가수로서 데뷔 25주년이지만 배우로서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간 '굿와이프', '태양은 가득히', '크라임 퍼즐', 영화 '발레 교습소', '6년째 열애중'으로 열연을 펼치다 '범죄도시'의 장첸으로 배우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리고 이번 '유괴의 날'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장첸은 정말 빌런이었고,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강했는데 명준이는 그와 상반된 역할이에요. 그래서 장첸을 지우고 새로운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것 같아요(웃음). 아직까지도 장첸을 많이 이야기해주시는데, 그렇게 오래 회자되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를 또 만들고 싶은 것도 사실이고요. 배우로서 꿈이죠."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유괴의 날'은 현재 8회까지 공개가 됐다. 단 4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윤계상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귀띔했다.
"초반에는 명준과 로희의 케미가 주를 이뤘다면 후반에는 이야기 서사가 풀리는 시점이 될 거예요. 김신록 배우와 로희의 폭발적인 연기를 보실 수 있어요(웃음). 로희의 천재성을 보실 수 있을 거고요. 명준이의 역할도 중요한데, 그으 순수성에 기대를 해주세요. 가끔 순수함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잖아요?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