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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서민물가] '최고가 혹은 최저가'…소비 양극화 심해졌다

기사입력 : 2023년10월07일 08:04

최종수정 : 2023년10월10일 15:49

양극화 된 불황형 소비…싸거나 비싼 것만 팔려
유통채널별 '최저가·최고가' 전략 나뉘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경기 불황 속에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초저가나 초고가만 팔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한우보다 저렴한 수입산 축산 선물세트가 더 잘 팔린 가운데 백화점에선 1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주류가 실제로 팔렸다. 중간 없는 소비에 유통채널별로 '초저가' 혹은 '초고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마트 용산점 정육 코너.[사진=노연경 기자]

◆대형마트 '가성비' 불티날 때 백화점선 1억원 와인 팔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10일부터 9월30일까지 홈플러스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본판매 기간 동안  LA갈비 캐나다산 세트 매출은 전년 추석 선물세트 판매기간보다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우 냉장세트 매출이 23%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축산 선물세트가 전년 대비 더 잘 팔린 것이다. 수입산 축산 선물세트의 경우 최소 10~20만원대인 한우세트와 달리 최소 4만원대부터 시작해 저렴하다.

이마트에선 10만원 미만 한우 선물세트가 작년 추석 대비 219%나 더 팔렸다. 같은 기간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9.2%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한우 세트 수요가 더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불황에 잘 팔린 건 가성비 선물세트뿐만이 아니다. 백화점에선 1억원짜리 주류 선물세트가 판매됐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버건디&매장에서 판매한 '아르망루소 샹베르땅 그랑크뤼 버티컬 세트(6병)'다.

'아르망루소 샹베르땅 그랑크뤼 버티컬 세트'는 연간 만 병 밑으로 생산해 희소성 때문에 값이 오르는 한정 세트 상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세트 외에도 7000만원이 넘는 와인과 1억원이 넘는 위스키 등 초고가 한정판 주류 상품을 추석에 맞춰 선보였다.

11번가 '9900원샵' 전문관.[사진=11번가]

◆대형마트·이커머스는 '초저가 전쟁'

불황과 고물가로 추석 이후에도 유통채널별 판매 전략은 양극단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등 가격에 민감한 유통채널은 초저가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고, 백화점은 초고가 상품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VIP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마트와 슈퍼의 상품 소싱 업무를 통합해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김장철을 앞두고 가격이 치솟은 채소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마트와 슈퍼가 공동으로 상품을 소싱했다.

소싱 물량을 늘려 구매 단가를 낮추는 식이다. 지난 2일 도매시장에서 배추값은 약 20%가량 올랐지만, 롯데마트와 슈퍼는 사전예약 기간 동안 절임배추를 평균 판매가보다 15% 저렴하게 판매한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이마트는 11월 개점기념일을 맞춰 소비진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통해 연중 상시로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티무 등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과 국경을 초월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초저가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4일 온라인판 다이소인 '9900원샵'을 열었다. 1만원 미만의 상품만 모아놓은 전문관으로 이곳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무료배송을 적용했다.

프리즈 서울 내에 신세계백화점이 마련한 VIP 전용 공간.[사진=노연경 기자]

◆VIP 모시기 바쁜 백화점

'매출효자'인 명품 매출 성장세가 꺾여 매출은 제자리걸음, 영업이익은 뒷걸음치고 있는 백화점 업계는 불황에도 지갑을 여는 VIP 고객 공략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VIP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몰 'RSVP'를 열었다. 이들에게만 노출되는 330여 개 브랜드의 'VIP 전용 특화 상품'을 선보인다. 또 고객군을 세분화해 추천 브랜드와 노출 상품을 다르게 제안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3'에서 업계 최초로 VIP 전용 라운지를 운영했다. 휴게 공간이 따로 없는 프리즈 서울에서 백화점 VIP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 예술작품이 명품 가방처럼 백화점 VIP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경기불황일수록 이처럼 한정된 소비만 하는 현상과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초저가나 초고가에 해당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은 물론 상품 및 서비스 등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는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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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콕 집은 트럼프...축산농 반발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다음 달 1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 간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압박으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등 농축산물 비관세장벽 카드를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농민단체의 반발과 국민 신뢰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광우병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 美,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압박…韓, 농산물 카드 검토 28일 정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개방했다는 점을 연일 언급하며 한국에도 같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우리는 호주에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팔 것"이라고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25 mj72284@newspim.com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개방)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자.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고기 개방을 거부하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관세협상을 앞둔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또한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20년간 비과학적인 무역 장벽 때문에 우리 소고기가 호주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못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농축산업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USTR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타파하고 미국 국민이 주요 시장에 배제되지 않도록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과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연일 30개월 이상 소고기 개방을 압박하면서, 한국도 소고기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협상 품목 아래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농업이나 디지털 분야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간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농업분야 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개방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 모습 <뉴스핌 DB>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일정 사유로 전날 취소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협상 태도에 불편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LMO) 감자·사과 검역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농민단체 "관세협상에 농업 희생양 삼지 말아야"…대정부 투쟁 돌입 정부로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은 현재도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액(38억4700만달러) 대비 57.4%를 차지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 2004년 1억300만달러에서 2012년 5억2200만달러, 2016년 10억35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기다 2022년에는 26억2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17.5%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우리나라는 이른바 '광우병 파동' 이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우리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취임 2개월 만에 20%대로 폭락했고, 결국 정부는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일부 재협상했다. 다시 말해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섭취에 대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기반에 깔려 있다. 또 우리나라 연간 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은 40만8700톤으로, 미국 물량이 이중 13만2304톤(32%)을 차지한다. 쌀 개방은 WTO 규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한미 양자 간 협상체계가 불가능하다. 다만 미국이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을 미루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면서 국익 측면에서 조선·철강·반도체 등 산업을 보호하고 농산물을 희생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농민단체는 정부의 기류에 대거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 이들 단체는 "미국산 농축산물은 이미 한미 FTA로 전면개방을 한 마당에 관세 추가 인하 및 비관세장벽까지 철폐된다면 농민 생존권 말살과 함께 국내 농업생산 기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한다. 이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연령 제한과 사과에 대한 식물검역은 국내법과 WTO 등 국제협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농축산물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사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요구가 묵살될 경우 대대적인 추가 농민항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plum@newspim.com 2025-07-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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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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