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가장 유리한 문자는 알파벳·한글"
"한글 있었기에 중국의 한자 영향에서 독립"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제577돌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국립한글박물관을 깜짝 방문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이 한글박물관에 방문하자 광명시 에빛유치원 어린이들과 하남시 명성어린이집 어린이들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몰려들었다. 윤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몇 살인지, 박물관은 구경했는지 등을 물으며 기념 촬영을 함께 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을 방문해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0.05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전시관으로 이동해 유호선 학예연구관의 안내에 따라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 상설 전시를 둘러봤다. 7개 공간으로 나누어진 전시실을 차례차례 보면서, 훈민정음해례본과 언해본, 정조가 어릴 때 외숙모에게 보낸 14통의 한글 편지를 모은 '정조 한글어찰첩' 등을 관람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조선시대 글씨를 대필하는 궁녀들이 한글 연습을 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기계로 인쇄한 듯 정자로 쓰여진 글씨를 보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관람객들이 감탄사를 연발하자, 유 학예연구관은 당시에 궁녀들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점심을 주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시켰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전시실에서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인 '말모이', 근대 한글소설, 대한매일신보, 독립신문 등 근대화기 한글의 변천사를 관람했다. 이어 디지털 전시실에서는 디지털 자료를 관람 중인 강동구 꿈미학교 3학년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관람을 마친 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정신은 현대 우리 대한민국의 지향점인 자유, 평등, 번영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을 방문해 전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0.05 photo@newspim.com |
이어 "세종대왕은 모든 사람이 한글을 통해 신분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신분이 낮은 사람이나 여성만 사용했다는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실제 한글은 왕부터 노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평등하게 사용한 글자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조선시대 관청에서 각종 분쟁을 한글로 해결했다는 자료를 언급, "조선시대에도 송사를 한글로 작성했다는 것은 관공서에서도 한글이 많이 쓰였다는 것을 뜻한다"며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한문을 못 배운 사람들도 한글로 호소할 수 있게 되면서 평등의 가치를 실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시대에 가장 유리한 문자가 알파벳과 한글이고, 한글이 우리가 IT 강국으로 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한글이 대한민국 번영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울러 "조선시대에는 한글이 있었기에 중국의 한자 영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글날을 맞아 학생들을 데리고 온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제게도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