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日 반도체 공장 건설 급물살…국내 기업 생태계 위협

기사입력 : 2023년09월26일 18:51

최종수정 : 2023년09월27일 06:00

TSMC 공장 건설에 각 기업 현지 투자 확대 중
"다른 나라보다 일본 생태계 구축 속도 빨라"
'반(反) 한국 반도체 연대'에 국내 기업 위협 우려도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TSMC의 일본 반도체 공장 준공이 임박한 가운데, 각 기업들이 앞다퉈 일본 내 반도체 관련 공장 신설에 나서고 있다. 일본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첨단 반도체의 연구개발(R&D) 및 생산 등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일본 현지 언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일본 구마모토 1공장의 진척률은 현재 9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당초 TSMC가 목표로 한 내년 말 반도체 양산도 차질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곳 공장에서는 12~28나노 공정의 반도체가 생산되며 인력 규모는 총 1700명 수준이다.

또 TSMC는 구마모토현에 1공장에 이어 2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2공장에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현지에 각 기업들의 공장 건설이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반도체 생태계 위협도 커질 전망이다. 대만의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건설 중인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특히 일본의 교도통신은 최근 미쓰비시케미컬 그룹이 구마모토현 인근에 위치한 후쿠오카현 내에 반도체 소재 공장을 신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공장에서는 미세 반도체 회로 제작에 필수적인 '포토 레지스트'가 생산된다. 현재 글로벌 포토 레지스트 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TSMC의 구마모토 반도체 공장이 잇따라 건설되면서 일본 현지의 기업들도 본격적인 공장 건설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지에서는 전기차 등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1000억 엔을 들여 구마모토현의 생산 거점에 전기차용 파워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파워반도체는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변환해 모터를 돌리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반도체 대기업인 롬도 미야자키현에 일본 최대 수준의 파워반도체 공장을 내년 말 가동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등 일본 대기업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는 이달 초 홋카이도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7년까지 2나노급의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내걸고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처럼 일본 내에서 각 기업들의 반도체 공장 건설이 이뤄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반도체 등 중요 물자의 국내 생산 증가를 위한 감세 조치 등 새 경제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면서 일본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당초 기존 반도체의 소재와 장비 등 산업에만 집중했던 일본이 미세 공정의 첨단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까지 반도체 생태계를 넓히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에 또 다른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 첨단 반도체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가 곧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TSMC와 IBM 등 해외 기업들도 일본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경각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반도체 생태계가 구축될 경우 '반(反) 한국 반도체 연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직접적인 경쟁 기업인 대만의 TSMC가 일본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 vs 대만·일본'의 생태계 경쟁 구도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렬 경우,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반도체 생태계가 고립될 위험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현재 일본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과정에 들어가있지 않다"며 "반 한국 반도체 연대가 고착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에 피해가 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이 독자적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만큼,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합작 시설 공장을 짓는 등 연대 및 조인트 벤처를 통해 우리 만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eeiy52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