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난도 낮아지면서 상위권 변별력 비상
경쟁력 낮아진 수학…국어·과탐 변별력에 집중
'문과침공'에도 영향 전망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에서 정부 방침대로 '킬러문항'이 배제됐지만, 상위권에서 변별력 확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교했을때 국어·영어에서 높았던 반면 수학에서는 낮았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초고난도 문항 난도가 낮아지면서 올해 대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2023.09.06 photo@newspim.com |
7일 입시업계의 가채점 서비스를 통해 집계한 9월 모의평가 예측치에 따르면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는 최소 85점~92점, 수학은 84점~93점으로 각각 나타났다. 예상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41점~146점, 수학 142점~143점이었다.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본수능에 앞서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이다. 수능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측정하는 일반적인 모의평가와는 다르게 킬러문항을 빼고도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번 모의평가의 핵심 과제였다.
일단 난해한 전문용어와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담긴 지문, 한 문항에서 3~4개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복잡한 문제 등은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선택지를 정교하고 매력적인 오답을 유도해 변별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출제 방향이 올해 수능에 동일하게 반영될 경우 대입에 변화가 예상된다.
수학에서의 변별력 하락은 올해 대입에서의 변화를 예고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서 수학은 이과 수험생들의 문과계열에 교차지원할 수 있는 기준이 됐지만, 올해는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학 주관식이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을 가를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학 상위권 수험생은 의대 계열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어나 탐구 영역 성적이 대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 같은 구조로 수능이 출제될 경우 과거 수학에서의 경쟁력 여부가 입시를 결정하는 요인이었다면, 국어, 과학 탐구 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며 "N수생이 급격히 증가한 올해부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3 재학생은 대학의 표준점수 적용 방식을 살펴보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대를 비롯해 다수의 의대에서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하는데, 과학탐구에서 어느 과목을 선택할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최상위권은 특정 영역만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국어에서의 변별력 확보가 조합된 총점으로서의 일정 변별력은 형성될 것"이라며 "수험생은 본인이 맞혀야 할 문제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상위권의 경우 기존의 문제 풀이 방식이나 패턴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문제에 접근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정 유형에 특화된 풀이법을 외우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