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저는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직장인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직장 안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길 바랬어요."
티빙에서 직장과 단절된 지 7년 만에 인턴으로 복직한 40대 경력단절녀가 또다시 정글 같은 사회에서 버티고, 견디고,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엄지원이 유리천장을 격파를 앞둔 상품기획실 실장 최지원을 맡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엄지원 [사진=티빙] 2023.08.30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을 작년 하반기쯤에 찍었는데, '작은 아씨들'과 같이 찍었어요. 두 작품을 병행한 적이 없어서 잘할 수 있을까 초반에 우려를 많이 했었죠. 다행히 캐릭터가 몸에 잘 붙고 이입이 되니까 그래도 좀 괜찮더라고요."
엄지원이 맡은 성공한 직장녀 최지원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에게 직장 내 육아휴직 혹은 출산휴가를 앞둔 사람들을 퇴사시켜달라는 잔혹한 제안을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갈등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고해라의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저 역시 사회 구성원으로서 현시대를 살면서 걱정하고 고민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걸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드라마로 만들어서 이야기로 풀어주시는 작품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연기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그런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제가 직장생활을 해본 건 아니지만, 제 고민과 친구들의 고민이 닿아있는 이야기들이 작품에 있어서 좋았어요. 또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고, 오피스물 안에서 밝게 녹아 있어서 함께 하게 됐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엄지원 [사진=티빙] 2023.08.30 alice09@newspim.com |
작품에서 회상되는 과거의 최지원은 회사 내에서 여성 직원들이 당하는 부당대우를 없애고자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부당대우와 비리 등을 묵시하는 인물로 변한다.
"지원은 과거 서사를 통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가족으로부터 지원받지도 못하고 스스로 고립 아닌 고립을 하면서 친구도 없는 인물이에요. 그러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했고요. 어떻게 보면 생존을 건드리고, 이게 끊어진다는 것 자체가 현대인에게 굉장히 두려운 순간이잖아요. 지원 역시 그런 두려움이 있었던 거죠."
'잔혹한 인턴'은 현재 6부까지 공개가 된 후, 매주 금요일마다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고 있다. 작품 초반에서 나온 지원의 서사는 일부에 불과하다. 이전 부당대우에 대해 부조리를 이야기했던 지원이 변한 이유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후반부에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이 나올 것 같아요.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웃음) 지원에게 위기가 찾아오면서 관계의 변화가 생기거든요. 초반 지원의 과거를 통해서 그의 주변에 정말 아무도 없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앞으로 지원이 더욱 독하게 나오게 될 장면들이 있는데, 납득이 되게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극중 최지원은 마켓하우스의 실세이자 세련되고 도회적인 상품기획실 실장이다. 카리스마와 리더십까지 갖춘 인물로,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엄지원 [사진=티빙] 2023.08.30 alice09@newspim.com |
"작품 속 지원이 역시 원하는 길로 가기 위해 포기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 역시 배우로서 연기 생활을 하기 위해 포기하는 것들이 있고요. 그런 것들과 지원의 교집합을 잘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는 회사를 다녀보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연기하는 모습이 단순히 직장인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기 않길 바랐어요. 직장인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직장 안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거든요. 모든 작품 할 때는 제가 해야 하는 인물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엄지원은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드라마 '산후조리원', '작은 아씨들', 그리고 이번 '잔혹한 인턴'까지. 그는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는 작품에 주로 참여해왔다. 엄지원은 "그런 주제에 관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그리고 배우 일을 하고 있는 엄지원으로는 여성 서사에 관심이 있는 게 사실이죠. 예전에는 여성서사가 많이 없었는데, 이제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작품 역시 정말 다양해졌고요. 배우로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저 역시 '사람 엄지원'으로 느끼는 여러 지점이 있는데, 그게 드라마나 영화로 잘 표현이 될 때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