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16.6% 삭감…"도전적·성과형 사업 집중"
산업·SOC 예산 확충…미래준비 투자 확대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내년 정부의 재정운용방향은 연구개발(R&D)·교육 예산을 대폭 줄이고, 보건복지·산업·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내년 정부 예산안 중 삭감폭이 가장 큰 R&D 예산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온 비효율적 구조를 조정하고, 도전적·성과창출형 사업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또 약자복지 강화를 위해 보건복지 예산을 크게 늘리고, 일부 삭감되는 고용 예산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집중 투입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매년 10% 이상 삭감됐던 산업·SOC 예산은 정상화해 미래 산업 증진을 위해 힘쓴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3~2027년 분야별 재원배분 계획을 살펴보면, 내년 정부 예산은 총 656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8%(18조2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친다. 역대 최저 증가율이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예산 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 악화와 함께 개별 사업 단위에서 성과 저하, 집행상 지효율 등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정 누수요인을 차단했고 약 23조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은 ▲약자복지 강화 ▲미래준비 투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의 본질 기능 수행 뒷받침 등 4가지 정책분야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지출 재구조화 등 재정혁신을 강행했다.
이 결과 R&D 예산과 교육 예산을 대폭 줄이는 대신 외교통일, 보건·복지·고용, 산업 및 SOC, 국방 예산 등을 적게는 수조원, 많게는 수십조원까지 늘렸다.
특히 정부는 내년 R&D 예산을 16.6% 삭감(올해 31조1000억원→25조9000억원)하는 '군살빼기'에 돌입했는데, 그동안 투자 급증에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기재부는 "그동안 R&D 투자 급증에도 가시적 성과 도출에는 미흡했다"면서 "나눠먹기·관행적 지원 사업 등 비효율적인 R&D는 구조조정하고, 도전적·성과창출형 R&D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 예산 또한 올해 96조3000억원에서 내년도 89조70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현재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초·중등교육에 투입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 중인데, 교육 예산 감소 또한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 있다.
반면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소외됐던 산업·SOC 예산은 다시 확충한다. 경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준비 투자가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산업·중기·에너지 예산은 27조3000억원으로 올해 정부 예산안(26조)보다 1조3000억원(4.9%)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기재부는 "무역금융, 해외마케팅, 디지털 수출 지원 등 수출 드라이브 추진을 적극 뒷받침하고, 투자 인센티비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OC 예산 역시 올해 25조원에서 내년도 26조1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4.6%) 늘어날 예정이다. 늘어난 예산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지역 교통인프라 등 핵심 국가교통망 적기개통 및 지역 혁신거점 조성 지원에 쓰인다.
약자복지 강화를 목적으로 보건복지, 일자리 예산도 늘어난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올해 226조원에서 내년도 242조9000억원으로 17조원 가까이 늘어나는데, 사각지대 없는 복지체계 구축, 청년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의 자립 지원 등에 투입된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