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뇌물' 재판서 진술 "시의회 의원 업무한 것"
검찰 "대장동 일당에 뒷돈" vs 金 "말도 안 되는 소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약사항이었고 자신이 '대장동 일당'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부원장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본인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5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11 mironj19@newspim.com |
이날 검찰은 2013년 2월 경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던 김 전 부원장이 동료 시의회 의원들을 설득하고 무기명 투표를 제안하는 등 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사실인지 물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공사 설립과 대장동 개발사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9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간사로서 권한을 갖고 협의를 위해 노력했다"며 "기본적인 업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도움으로 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되고 유 전 본부장이 공사 임원으로 이재명 대표가 원하는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검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공사 설립을 도와달라고 부탁받거나 함께 성공시킬 방안을 상의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검찰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고 시의회 차원에서 공사 설립은 당론이었다"라고 했다.
또 "정치를 모르는 상황에서 초선 의원이 됐고 정치를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제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며 "대장동이 터지고 (제가) 측근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당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시의원들의 인사 청탁 등을 성남시에 전달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물었고, 김 전 부원장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공사 설립은 이 대표의 정책을 위해 실시하는 것인가', '당시 이 시장의 공약사항이었나' 등 변호인의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유 전 본부장 개인의 추진에 따라 되고, 안 되고 하는 그런 사안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그는 2013~2014년 당시 유 전 본부장이 남욱 변호사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착한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위례 사업과 관련해 민간업자들과의 관계를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교부받았냐는 검찰 질문에도 "말도 안 되는 소설"이라고 반발했다.
이밖에도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대선 준비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마련한 불법 정치자금 총 8억4700만원을 유 전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부원장의 뇌물수수 사건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분리해 심리해온 재판부는 오는 31일 두 사건을 다시 병합해 진행한 뒤 이르면 내달 변론을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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