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중앙지검 정문서 지지자 모아놓고 10여분간 연설
지지층은 "이재명" 외치고 보수단체는 "이재명 구속" 주장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 대표의 지지층과 보수단체는 각각 서울중앙지검 정문과 서문에 자리 잡고, 이 대표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전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지지층을 결집하는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이에 수많은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부터 중앙지검 정문 앞에 결집해, '검찰독재정권!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을 외치고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단체인 '내조의 여왕'이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현수막을 자리를 잡고 이 대표를 응원하고 있는 모습.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3.08.17 hyun9@newspim.com |
오전 10시24분께 이 대표가 중앙지검 정문 앞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약 15분의 연설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주로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며, 검찰이 정치 실패를 감추기 위해 본인에 대한 조작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현 정권을 비판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맞습니다'라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고, 이 대표가 발언 도중 잠깐의 공백이 있을 때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외쳤다.
이날 이 대표의 입장표명은 대선 연설을 방불케 했다. 이 대표는 본인이 검찰독재정권을 탄생시켰다며 자책하거나, 중간중간 본인의 무혐의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위임받은 권한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가 없다"며 "티끌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으면 10여년의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삐뚤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에 저의 소명이라 믿는다. 어떤 권한에도 굽힘없이 소명을 다할 것"이라며 "기꺼이 시시포스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검찰이 본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고 하자, 한 지지자는 "돈 안먹었으니까요"라며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기 앞서 지지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8.17 choipix16@newspim.com |
이후 이 대표는 중앙지검으로 이동해 취재진 앞에 섰다. 네 번째 검찰 출석에 대한 심경을 묻는 말에 이 대표는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라고 짧게 말한 뒤 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중앙지검 서문 앞에는 보수단체 일부가 모여 이 대표를 향해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재명 구속'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경찰은 수백명의 인력을 동원해 혹시나 있을 사고를 대비하기도 했으나 다행히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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