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호열이는 준호(정해인)의 미소를 위해 존재했던 것 같아요. 작품 내에서 준호가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가장 찡하기도 했고요. 그 미소에 호열이가 조금은 영향을 준 것 같아서 기쁘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시즌2가 공개됐다. 배우 구교환이 시즌1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군무 이탈 체포조(D.P.)의 조장 한호열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전에는 탈영병을 잡는 체포조의 이야기가 주가 됐다면, 시즌2에서는 변하지 않는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2023.08.08 alice09@newspim.com |
"인물과 만나고 떠나보내는 작업은 제가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크게 아쉬움은 없어요. 그리고 작품은 넷플릭스에 계속 남아 있으니까요. 하하. 문득 그리울 때마다 꺼내서 보면 될 것 같아요. 배우로서 좋은 점은 그때의 저를 기록하고 있어서 좋아요. 배우가 되고 싶었던 궁극적인 이유도 저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한호열을 떠나보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시즌1에서는 조석봉(조현철) 일병이 부대 내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안준호와 한호열이 보는 앞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시즌2는 조석봉 사건 이후의 내용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한호열은 극중 '실어증'에 걸린 설정이 더해졌으나, 시청자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실제로 호열이가 실어증에 걸렸다, 안 걸렸다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던 애가 말을 못하는 거였잖아요. 한호열의 능력은 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말을 못한다는 건, 호열이가 그 정도로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는 걸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메디컬 드라마처럼 실어증에 걸린 걸 분석하기보다, 정서적으로 다가갔죠. 저에게 호열이가 말을 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느꼈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2023.08.08 alice09@newspim.com |
시즌2는 이전과 결이 다르게 진행됐다. 시즌1에서는 여러 사연으로 탈영을 택한 이들을 잡기 위한 D.P.들의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조석봉 일병의 사건 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대 내 폭력과 군 내 부조리에 맞서기 위한 안준호의 고군분투가 이어졌다. 그렇기에 구교환이 맡은 한호열의 분량이 줄어 아쉬움을 더하기도 했다.
"만약 찍었던 장면이 편집이 됐다면 아쉬웠겠지만, 그런 건 없어서 괜찮았어요. 호열이도 그렇고, 저라는 배우를 봐도 분량에 연연하지 않은 것 같아요(웃음). 저는 분량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배우이기도 하고요. 단지 호열은 'D.P.'라는 작품에서 현상을 만드는 인물이자, 준호를 둘러싼 인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 인물이 준호에게 영향을 줬다면 만족하고요."
분량은 시즌1에 비해 적었지만, 시즌2에서는 한호열의 전사가 공개되기도 했다. D.P.로 활동하며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가 나오면서 큰 폭의 감정 연기를 해야만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구교환 [사진=넷플릭스] 2023.08.08 alice09@newspim.com |
"호열은 본인의 컨디션을 잘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 인물인데 시즌2에서는 직관적으로 솔직하게, 자기의 표정을 담으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조금은 관객들에게 호열의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했어요. 호열은 여백이 있을 때 더 좋은 인물일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감상적으로 변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죠."
'D.P.'는 군대 내 부조리를 안준호의 시선으로 따라 간다. 변하는 것이 없는 현실과 부조리를 담은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런 작품 속 구교환은 "제 생각에 작품은 안준호의 미소를 주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시즌1, 2의 이야기를 분리해서 생각하진 않았어요. 안준호라는 사람의 인생을 저희가 작품을 통해 지켜보게 되잖아요. 준호가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준호가 도착한 곳은, 그 사람의 미소였던 거죠. 처음 안준호와 마지막 안준호의 얼굴이 바뀌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걸로 이 작품이 하려고 한 이야기는 다 했다고 생각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