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수 최근 5만명대까지 치솟아
전문가 "방역 하향 조치는 어불성설…전파율 더 높다"
고양이 AI 인체감염 가능성 "아예 배제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전 직원 코로나 확진으로 업무를 중지합니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고양이 AI 확진 사례까지 보고되며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인천의 한 우체국에서는 전 직원이 코로나에 확진돼 업무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사건을 제보한 A씨는 "50대 중년 여성이 얼굴을 찌푸리고 우체국 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돌아가더라"며 "최근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보면 '왜 썼지' 싶었는데 이제는 코로나 재확산이 심각한 단계라는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하루 1~2만명으로 유지되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5만명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6일 하루 확진자는 5만7200명으로 이는 지난 1월(6만19명) 이후 최다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인천의 한 우체국이 전 직원 코로나 확진으로 영업을 중단했다는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2023.08.03 dosong@newspim.com |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더워서 마스크 안썼는데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다니 다시 써야 하나 싶다", "코로나 다시 심해졌다고 그래서 밖을 돌아다니기가 두려워진다", "몇 년간 잘 피했는데 결국 걸렸다" 는 등 잠잠했던 코로나 관련 게시글이 눈에 띄게 늘었다.
코로나 재확산은 새로운 변이의 출현, 백신 접종 면역 약화 등에 따른 것이기에 전세계적인 추세다. 다만 외국에서는 정부가 나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달 중 감염병 등급을 낮추고 병원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전면 해제되는 등 방역을 완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마스크를 해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코로나는 치명률이 낮을 뿐이지 전파율은 더 높아서 고령자로 가면 5배에서 16배까지 치명률이 올라간다"며 "현재 기저질환자나 암환자 같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도 많은데 왜 (병원에서마저) 마스크 해제를 고려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에 더해 최근에는 고양이 AI에 관련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31일 용산구와 관악구 동물보호소에서 각각 고양이의 AI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7년만이다.
특히 서울에서 발생한 감염인데다 동물보호소 사료에서 AI 바이러스의 유전물질 중 일부가 검출되면서 추가 확진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사진=뉴스핌DB] 2023.07.24 nulcheon@newspim.com |
현재까지 고양이를 통해 사람에게 AI가 전파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인간과 고양이가 같은 포유류인 만큼 감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997년부터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에서는 아주 드물게 인체감염이 발생해서 죽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인체감염은 없었다"면서도 "문제는 이런 바이러스는 원래 철새가 조류에게 전염하는 건데 개나 고양이나 포유류에 퍼지면 인간에게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WHO도 경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유류에게 발생하고 인간에게도 발생하면 추후 판데믹 우려도 있다"며 "이미 넥스트 판데믹이 무엇이냐하는 의문이 학계에서 도는데 그 중 하나가 AI"라고 덧붙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조류 인플루엔자는 전부터 유행을 했었고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보고된 적은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포유류인, 특히 사람하고 같이 사는 반려동물에게서의 집단 발병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게 인체감염으로 전파될 수 있을지에 대한 조사와 모니터링 필요하다. 반려동물이면 사람으로 전이될 수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은 고양이 AI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 조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료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회수·폐기 관련 안내를 진행 중이다.
전날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해당 반려동물 사료를 급여 중이거나 급여했던 고양이에서 발열, 식욕 부진, 호흡기 증상(호흡 곤란, 마른기침 등)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가축방역기관으로 신고해 달라"고 했다.
또 "전세계 사례를 보면 고병원성AI가 고양이에서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는 아직 없었다"면서도 "밀접 접촉으로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은 낮지만, 손을 잘 씻는 등 인체 감염 예방법을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