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낮은 직책으로 인사...직접 행동은 자제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경찰 책임론에 불만 토로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의 총경급 인사 발표 후 류삼영 총경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인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류 총경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해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바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보복성 인사라는 불만을 보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는 데는 주저하는 모양새다. 반면 인사 문제보다 최근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 경찰 책임론이 불거지는데 따른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류 총경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1년간 일련의 사태로 경찰 중립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지켜보기 어려워 14만 경찰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사직을 결심하게 됐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지난 27일 총경급 인사를 발표했다. 류 총경은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전보됐다. 그는 지난해 울산중부경찰서장으로 재직하면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고 직위해제와 함께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112상황팀장은 지난해까지 총경보다 한단계 아래인 경정급이 맡았으나 올해 총경 복수직급제가 도입되면서 총경급 경찰관도 보임하게 됐다. 하지만 총경으로 승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총경급 경찰관이 주로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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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기자= 류삼영 총경이 31일 서대문 경찰공원에서 사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삼영 총경은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고 울산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근무중 이번 인사에서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났다. 2023.07.31 yym58@newspim.com |
류 총경은 경찰대학 4기로 윤희근 경찰청장(경찰대 7기)보다 3년 선배이며 총경 8년차다. 그러다보니 이번 인사가 지난해 총경회의를 주도한 것에 대한 "망신주기 인사", "보복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 총경 전에는 황철환 총경과 하지원 총경이 경남경찰청 112상황팀장을 맡았는데 모두 지난해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경찰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 인사 시스템을 어기고 기존에 실장직을 했던 사람을 한 단계 낮은 직위인 팀장으로 임명하는 등 누가봐도 불이익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불만은 나오고 있지만 인사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보니 이를 표현하거나 직접적으로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사보다 최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경찰 책임론이 나오는데 따른 불만이 감지되는 양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무진급 인사가 아니고 높은 기수 분들과 관련된 일이라 관심도가 높진 않은 것 같다"면서 "현장에서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경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사기 저하나 불만이 나오는데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 내부에서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경찰 책임론이 나오면서 "지자체가 처리해야 하는 사항까지 경찰이 맡아야 하는건가", "경찰이 동네북인가?" 하는 비판글들이 내부망에서 올라오고 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