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의견 검토 후 배임수재 사건 병합 여부 결정"
"리한 50억 대여, 우려 해소돼 진행한 것" 법정증언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의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 재판과 최근 추가기소한 배임수재 혐의 재판의 병합 심리를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회장 등의 6차 공판을 열고 "검찰에서 조현범 피고인에 대한 추가기소를 했고 우리 재판부에 병합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3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단독 재판부 사건이고 다른 피고인도 있는 상황이어서 병합을 한다면 어느 범위에서 할지 해당 재판부와 논의도 해야 한다"며 "피고인 측이 아직 공소장에 대한 세부 검토를 못한 상황인 것 같은데 의견을 주면 병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조 회장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에 배당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와 장 대표의 형인 장인우 고진모터스 대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로부터 사업상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과 차량을 제공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27일 구속기소돼 오는 9월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1심에서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구속 상태를 고려해 주 1회 공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통한 집중 심리를 하고 있다. 향후 조 회장의 추가기소 사건이 병합돼 재판이 장기화될 경우 불구속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재판에는 한국앤컴퍼니 상무 윤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씨는 지난해 2~3월 사업전략팀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조 회장의 지시로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옛 MKT)가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50억원을 대여하는 것이 가능한지 검토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리한에 채무가 많았고 MKT 측도 담보 없이 대여가 어렵다고 해 조 회장에게 부정적 의견으로 보고했으나 다음 날 조 회장이 다시 불러 긍정 검토를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장님이) 리한 측에서 부동산 잔존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그걸 검토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고 저도 리한 측과 연락을 하다 우선매수권 이야기가 나와서 보고드렸다"며 "MKT 측에서 우려하던 두 가지가 해소돼 (계약을) 진행해도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현범 피고인이 당시 다른 사건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는데 50억원이나 되는 계열사 자금을 대여하는 리스크에 있어 우선매수권의 담보 가치가 있는지 명확하게 검토를 안 한 것 같다"며 "이렇게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윤씨는 "제가 좀 더 잘 했으면 좋았겠지만 대출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MKT측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답했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인 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하고 지인이 운영하는 리한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채권회수 조치 없이 MKT 자금 50억원을 대여해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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