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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尹, 순방 마무리...'세일즈' MOU 33건 체결에 우크라 전격 방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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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담 참석 차 리투아니아 방문
기시다와 정상회담...오염수 방류 논의
폴란드 공식 방문…원전·방산·인프라 협력 확대
韓 정상 최초 전쟁국 우크라 방문…연대 강조

[서울=뉴스핌] 김태훈 박성준 기자 =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6박 8일간의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방문을 위한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은 14개 국가와 다방면에서 협력과 교류 확대의 물꼬를 텄다. 각 국가의 정상과 마주 앉아 반도체·원자력발전 등 K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안정화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장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7.11 photo@newspim.com

◆ 나토 정상회의 계기 다수 정상회담…기시다 총리와 오염수 방류 논의도

윤 대통령은 순방 동안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연대를 강조했다. '가치외교'를 바탕으로 각국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테마는 ▲안보·경제 ▲첨단산업 ▲글로벌 공급망 ▲방산·원전 ▲부산엑스포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했다. 이후 노르웨이·포르투갈·네덜란드·뉴질랜드·헝가리·루마니아·스웨덴 7개국 정상과 '릴레이 약식회담'도 가졌다.

옌스 스톨덴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면담을 포함하면 하루 온종일 정상태태 외교에 할애한 셈이다. 네덜란드 총리와는 점심을 함께하며 회담을 이어가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를 당부하는 '엑스포 세일즈'에도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리투아니아 대통령궁에서 개최된 NATO 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부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앤소니 노먼 알바니지 호주 총리, 야코브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환담을 나눴다.

또 윤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등 여러 국가 정상들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러한 조우 계기를 십분 활용해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해 5개국 정상을 별도로 만났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노르웨이·헝가리·루마니아·스웨덴·핀란드·슬로바키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와는 이번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한국 투자를 강하게 요청했다. 아울러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네덜란드·헝가리·루마니아·스웨덴에 원전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처리수 방류에 대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방류를 즉각 멈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32개 회원국과 3개 참가국이 함께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인 일본·호주·뉴질랜드와의 별도 회담을 주재하고 국가 정상급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도 양자 회담을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AP4 정상회동에서 "북한의 도발은 아태지역과 세계 평화 그리고 규범 기반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이러한 도발을 묵과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 강력한 대응과 결속을 통해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4 정상들은 북한의 ICBM 발사를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역내 평화와 글로벌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에 엄정히 대응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흔들림 없이 지속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07.14 photo@newspim.com

◆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우크라 재건·원전·방산·인프라 실질 협력 확대

리투아니아 순방을 마친 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폴라드를 국빈급 공식 방문했다. 폴란드는 국빈 방문 제도가 없기 때문에 '공식 방문'으로 지칭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바르샤바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80여 명의 동포들이 참석했으며,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 출범을 언급하면서 "여러분꼐서 세계 어느 곳에 계시든 마음껏 도전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 앞 야외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식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환영식에 앞서 부인 아가타 코른하우자 두다 여사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으며, 외교단 인사 과정에서 폴란드 국악대는 '아리랑'을 연주하기도 했다.

환영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한·폴 정상회담에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TIPF는 FTA가 체결돼 있지 않거나, 산업 협력이나 공급망 협력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체결하고 있다. UAE, 도미니카공화국, 헝가리, 바레인에 이어 5번째다.

TIPF는 ▲무역, 투자, 산업, 공급망 협력 등 분야에 양국 간 협력 확대 ▲기업 간 공동프로젝트 개발, 무역장벽 제거를 통한 교역 촉진 ▲기업인, 기술자, 전문가 등 교류 촉진, 양국 내 전시회, 국제 박람회 참여 장려 ▲필요시 협력 활동 지원을 위한 작업반(Working Group) 구성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의 국토교통부 장관과 폴란드의 인프라부 장관 주체로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체결됐다. ▲폴란드 및 중‧동유럽지역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증진 ▲양국간 교통분야 협력 강화 ▲중‧동유럽 교통축 개발 협력 증진 ▲고위급 교류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는 한국의 국토교통부 장관,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개발협력 전권대표가 뜻을 모았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는 ▲우크라이나 재건 및 개발 프로젝트 협력 ▲국토·도시·인프라 계획 협력 ▲양국 공공‧민간기업 간 교류 및 협력 증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공·민간 기업들의 교류 협력 활동 장려·촉진을 위한 기반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과 폴란드는 협력분야 공동연구, 사업계획 수립, 개발 및 시행과 MOU 후속절차와 활동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협력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윤 대통령 부부는 폴란드의 '무명용사의 묘'를 헌화했다. 무명용사의 묘는 폴란드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이름 없는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외국 정상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하면 이 곳을 찾는 게 관례다.

'1호 영업사원'을 자초한 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도 세일즈 외교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14일 '한·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의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항공우주 ▲스마트공장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산업을 비롯해 ▲방산 ▲인프라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인 성과로는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11건, 원전, 수소, 친환경 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에서 13건, 금융, 관광 등 서비스 분야에서 9건 등 총 33건의 MOU가 체결됐다.

미래세대를 위한 행보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국립바르샤바대 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된 '폴란드 미래세대와의 문화 동행' 행사에 참석했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국립바르샤바대 한국학 전공생을 포함한 폴란드 청년 100여 명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태생의 과학자 마리 퀴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이 한국에서 창작이 돼서 한국 국내에서도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작년에는 폴란드에서도 소개되어 많은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의 우정과 협력은 이런 문화 교류를 통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폴란드의 미래를 만들어갈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의 청년들이 폴란드에서 공부하고 또 서로 상대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고 사회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러한 기회를 저희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대통령실] 2023.07.15

◆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우크라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키로

윤석열 대통령은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을 마친 뒤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우크라 방문 계획이 없다고 하였으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윤 대통령은 15일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뒤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방탄복, 헬멧 등 군수물자 지원도 지난해보다 큰 규모로 지원하기로 했으며, 인도적 지원 물품도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5월 양국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협정이 가서명된 것을 환영하고,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둔 1억불의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의 안보 증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공식(Peace Formula)'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성공적인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여러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그간 미국,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 협력을 강조하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해 왔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워싱턴 선언' 협약을 체결했다. 워싱턴 선언 이행 차원으로 한미는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고, 오는 18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커트 캠벨(Kurt Campbell) 미국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및 카라 아베크롬비(Cara Abercrombie) 미국 NSC 국방·군축정책 조정관이 서울에서 첫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또한 백악관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오는 8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가 조율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워싱턴 선언과 별개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공조가 이뤄질 전망이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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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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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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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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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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