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인파 급증을 예상한 정보보고서 4건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경찰 정보라인이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보석 청구 인용을 요구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공용전자기록등손상교사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의 보석 심문 기일을 열었다.
이날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 측은 증거 인멸 우려가 없으며, 직업과 주거가 일정하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석을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5 mironj19@newspim.com |
박 전 부장 측 변호인은 "첩보란 지식 정보라는 최종 생산물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기초 자료에 불과하다"며 "경찰 정보는 사적 데이터라 민감한 내용도 담겨있기 때문에 유출 등을 우려해 목적 달성시 지체없이 (정보보고서를) 폐기하도록 의무화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부장은 정보책임자로서 목적이 달성된 정보보고서들을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고 이 중 핼러윈 정보보고서 네 건이 포함돼있었다"며 "결고 김 전 과장에게 핼러윈 관련 보고서를 폐기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부장은 "참사에 대해 경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저 역시 경찰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만 정보수집처리 규정에 따라 업무 수행을 해야된다고 생각했다. 폐기할 생각은 없었으나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나 논란이 있었던 것은 재판 과정을 통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과장 측 변호인은 "방어권 보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며 1심 구속 기간 만료 시기도 임박했다"며 "경찰공무원으로 장기간 근무하며 범죄 전력이 없고 이미 광범위한 자료가 수집돼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석 허가가 되더라도 피고인이 억울함을 계속 호소하고 있는 만큼 도망 염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석방시 다른 경찰 관계자 증인을 압박할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의견에 대해선 "(정보보고서를 작성했던) 용산경찰서 정보관 김모씨의 증인심문이 이미 끝났으며 경장에 불과한 김 전 과장이 압박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과장은 "조사 과정에서 특별히 부인한 내용 없이 모두 인정했다"며 "보석 되더라도 추가 증거인멸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아내와 자녀를 위해서라도 절대 그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보석 청구 기각을 요청하며 피고인들이 증거인멸 혐의로 추가 기소 중인 건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SRI 작성 보고서는 경찰청 등 상급기관 책임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보고서"라며 "전례없는 대참사가 발생했으며 핼러윈 대비 자료는 어떤 자료도 삭제돼선 안 된다. 오히려 보존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도 이런 점에서 (보석을) 반대하고 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각하고 병합기소된 사건으로 각각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주 중으로 보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 전 부장은 박 전 부장은 용산경찰서 정보과가 작성한 핼러윈 인파 급증 예상 보고서를 서울시내 31개 정보과장이 참가한 단체대화방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과장은 지시를 받고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을 회유·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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