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 삼겹살 소비자가격 한달새 2만3280→2만6170원 상승
여름 앞두고 수요 늘지만 구제역 여파 우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4년만에 구제역이 발생한데다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시민들과 식당 등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민과 부담은 커져가는 모습이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삼겹살 1kg 소비자가격은 전날 기준 2만6170원을 기록해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달 전 가격(2만3280원)보다 12% 올랐다.
도매가격 역시 한달 전 5488원에서 이날 5966원을 기록해 8% 올랐다. 특히 11일에는 6380원까지 오르며 15%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데에는 계절적 요인이 있다. 날씨가 따뜻하고 휴가철이 다가오는 봄, 여름에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곤 한다.
계절적 요인 외에도 각종 물가 상승의 여파로 인해 돼지 농가에서 돼지를 기르는데 필요한 곡물비 등 사육비가 증가한 것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4년만에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충청북도 청주 북이면에서 4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10곳의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돼지에게서 구제역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2주인 만큼 추가 발병 가능성이 남아있다. 또 한우 농장에서 대부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소고기 수요와 공급이 줄어드는 대신 돼지고기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
전국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11일 오후 인천 강화대교 입구에 '긴급방역'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종식 이후 모임 등이 늘면서 이전보다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돼지고기 가격 인상에 전기, 가스요금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이모(49) 씨는 "그나마 최근 모임이나 회식이 늘어서 이전보다 낫지만 그럼에도 가격 올리는 건 부담이 된다"면서 "우선은 고기 양을 줄이거나 다른 부대비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른 고기집 사장 정모(55) 씨는 "고기값이 최근에 계속 오르는데다 최근에 전기·가스 요금도 올라서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여름 성수기가 오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렸다가 매출이 줄어들 수 있고 구제역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복잡하다"고 했다.
시민들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비 자체를 줄이거나 세일기간에 구매하는 등 최대한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주부 강모(62) 씨는 "삼겹살 100g에 2000원대 중후반 정도 했었는데 최근에 살 때 보니 3000원까지 올라서 놀랬다"면서 "고기를 자주 사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세일하는 곳에서 사거나 잘 안사게 된다"고 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