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사흘 만에 선전매체로 포문
"미국 각본 따라 왜나라 끌어들여"
대일 비난 자제 기류⋅배경에 관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10일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맹비난 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상전 섬기기에 여념이 없는 전쟁 사환꾼'이란 제목의 개인명의 글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반공화국 전쟁대결 모의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3.05.07 photo@newspim.com |
북한의 반응은 지난 7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사흘만이다.
북한은 한일 정상회담 비난의 초점을 윤 대통령에게 맞췄다.
우리민족끼리는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회담한 사실을 전하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과거 죄악에 대해서는 아예 덮어버리고 우리의 정정당당한 핵무력 강화조치를 위협이라고 걸고들면서 '북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니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한 억지력과 대처력 강화'니 하며 대결광기를 부려댔다"고 비난했다.
또 "이를 통해 미국의 철저한 각본에 따라 왜나라 것들까지 서슴없이 끌어들여 조선반도를 핵전쟁의 불도가니로 만들려고 미쳐 날뛰는 상전의 철저한 노복, 하수인으로서의 역도의 추악한 정체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윤 대통령을 '역도'라 지칭하고, 기시다 총리에게 '놈' 등 거친 표현을 썼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극렬한 비방을 퍼부으면서도 기시다 총리나 일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 않았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10일 실린 한일 정상회담 비방 글. [사진=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2023.05.10 yjlee@newspim.com |
북한은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반정부 선동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다.
우리민족끼리는 "지금 남조선 각계에서 기시다의 서울 행각 과정에 더욱 여실히 드러난 윤석열 역도의 친일 굴종행위에 대해 '민족의 역사를 팔아 굴욕적인 관계개선을 구걸한 추태', '누가 윤석열에게 민족의 과거사를 덮어버릴 권한을 주었는가', '미국과 일본의 앞잡이노릇에 열광하는 윤석열은 당장 퇴진하라!'는 분노의 함성이 세차게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한미일 공조를 비난하면서도 유독 일본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거나 대일 비방을 자제하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