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국내채권 자금 운용...15년간 채권운용 업무
펀드 수탁액 10년새 10배 키워...업계 최고 수준
"수수료·재투자 리스크 등 고려 간접투자 '펀드' 추천"
뉴스핌 월간 안다 2023년 4월호에 실려 기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리 고점은 이미 지났다고 판단됩니다. 지금은 장기적인 사이클상 채권 투자에 나설 적기입니다."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은 최근 뉴스핌 월간ANDA와의 만남에서 "분명한 것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우리 경제에 제약적인 수준으로 이제 기준금리를 언제 인하 하느냐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채권은 금리 하락기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올라 약정된 이자소득에 더해 매각 차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이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신탁운용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4.07 anob24@newspim.com |
박 부장은 지난 2009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해 15년째 채권운용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는 약 12조원의 국내채권 자금을 운용한다. 박 부장이 이끄는 FI운용2부는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이 회사채·금융채 등 크레딧 채권에 집중 투자한다. 이 분야에 있어 업계 최고 수준의 운용 경험과 분석 능력 투자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용자산도 10년전(1조원대)과 비교해 현재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리테일 대상으로는 A등급 이상의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크레딧포커스ESG펀드(공모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로 주춤했지만 최근 채권 인기에 힘입어 운용자산(AUM) 1조원을 재차 돌파했다. 이는 2019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다.
박 부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은행권 위기설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채권에 투자를 해야한다"면서 "채권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가장 안정적인 리턴을 제공하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우선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은행 시스템 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현재 은행 규제와 시스템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신속히 대응하고 있고 은행권이 과거와 달리 금융 불안 리스크에 대응할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SVB 파산이나 CD 코코본드 상각 이슈 등 신용 스프레드의 확대 요인이 있지만 이는 동시에 통화긴축 경로를 낮추는 요인으로 금융 안정이 흔들리면서 긴축 재가속 전망이 철회됐고, 금리 인상 끝자락에 와 있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채권시장에는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박 부장은 "크레딧 투자의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어서 스프레드 측면에서 다소 부정적일 수 있지만, 이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국채 금리의 하락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부분으로 투자자에게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앞으로는 기준금리를 언제 인하하느냐로 초점이 이동해 향후 인하 전환 시점에 대한 전망 변화에 따라 금리 등락이 발생할 것"이라며 "연준의 스탠스 확인이 중요한데 향후 금융 안정 상황과 인플레 안정 속도에 따라 인하 전환 시점에 대한 기대가 변화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변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분명한 것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우리 경제에 제약적인 수준이라는 점이므로 지금은 장기적인 사이클상 채권투자에 비교적 좋은 시기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채권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개인투자자들의 원화 채권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2478억원으로 월간 순매수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 2023.04.07 anob24@newspim.com |
박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채권 투자전략으로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 측면에서 현재로서는 중기구간(1~5년)이 적당하다고 했다. 섹터별로는 회사채, 투자방식으로는 간접투자가 적당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부장 "장기채권은 금리가 하락할 경우 큰 자본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예상을 벗어나 상승할 경우 자본손실 폭이 이자수익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단기채권은 비교적 확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위험이 없어 보이지만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재투자 리스크가 존재하고 투자 기회의 손실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의 하향 안정을 전망하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빠른 시간 내 과거와 같이 낮아지기가 쉽지 않고 물가가 하락해도 통화당국 목표치인 2% 위일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해도 중립금리 수준 이하의 완화적인 수준까지 내리긴 어렵다"면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제약적으로 인식하고 향후 금리 인하로의 전환을 동의하되 과거와 같이 초저금리 상황으로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면 중기구간 투자가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국공채와 회사채에 대해서는 장단점을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공채는 신용위험이 없거나 극히 낮지만 그만큼 기대수익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공채 투자 시 기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장기영역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채는 신용위험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필요하고 매매 시 상대적으로 거래비용이 큰 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개인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할 경우 직접투자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더 나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부장은 "금융종합소득세 대상과 같이 절세 목적으로 표면이자가 낮은 액면 이하 거래 채권을 편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간접투자를 추천한다"며 "직접투자가 절세 효과는 있지만 매매 시 최소 20~30bp, 많게는 50bp씩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만기 전 매도 시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익이 떨어진다"고 했다. 개인투자자와 달리 기관투자자의 수수료는 1bp 이하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박 부장에게 개인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요청했다. 그는 "채권은 화려하진 않지만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 필수적인 자산이다. 위험자산과 혼합할 경우 변동성을 낮춰주고 안정적 수익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금리 수준이 경제를 제약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면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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