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대응 안일...윤리 감각 퇴화해 있어"
"당이 진상 파악해야...검찰에만 맡겨선 안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부패했는데 뻔뻔해지면 민주당에 미래는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이재명계 재선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그런 점에서 이건 우리 당의 존립을 좌우하는 문제라는 심각한 생각을 가지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13 leehs@newspim.com |
김 의원은 "보통 이런 문제가 생기면 일단 당직에서 빼는 경우가 있다"며 "그다음 탈당을 하거나 자진 탈당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전에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이 터졌을 때 송영길 전 대표가 사실 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의원들한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과정들을 보면 정당이라고 하는 건 사법적 결론이 났을 때 움직이는 건 안 맞다"며 "국민들의 의혹이 있거나 신뢰가 흔들리게 되면 거기에 맞게 대응하는 신뢰회복 조치를 해줘야 정당이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를 들어 기소되면 당직에서 물러난다거나 당헌 80조 조항을 집어 넣은 이유도, 기소됐다고 해서 그 사람이 유죄인 것은 아니"라며 "국민이 보기에 의혹이 있다고 의심되면 그 사람이 당직을 맡아서 무슨 일을 할 때 국민들이 그걸 신뢰하겠냐"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그러니 '좀 물러나 있어라', 그래서 다시 무죄가 확인되면 원상 복귀를 시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런 정도의 선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저기는 무감각한 데구나, 도덕성에 대한 기준이 엉망이구나' 이렇게 불신을 쌓아나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지금 당 지도부의 대응이 안일한 거 아닌가"라며 "조금 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서 여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씻겨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그런 논란들이 많았다. 감각이 무뎌졌다"며 "옛날 같으면 이 정도 일이면 당이 난리가 나고 지도부가 바로 밤 9시에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어떤 조치를 발표하고 이렇게 갔어야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돈봉투 의혹) 녹취록이 방송되는 뉴스를 보면서 '민주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후의 당 대응을 보면 지금 윤리 감각이 엄청 퇴화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에서 진상조사를 안 하는 걸로 결정을 했다. 좀 의외"라며 "적어도 당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고 어떤 조치나 대응을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냥 '검찰이 알아서 해라', '검찰 결론 나오면 우리는 거기에 맞게 하겠다'는 자세로 가는 건 안 맞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점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한 번 달리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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