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20일 롯데콘서트홀
리게티가 생전에 인정한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연주하는 피아노 협주곡
현대음악 대표 해석자인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서울시향의 설레는 첫 만남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손은경, 이하 서울시향)은 4월 19일(수), 20일(목)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에르로랑 에마르의 리게티 피아노 협주곡>을 개최한다.
현대음악의 해석가로 손꼽히는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현대음악 거장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독보적인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특히, 리게티가 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완벽하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손꼽은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리게티 탄생 100주년을 맞아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인 동시에 작곡자, 철학자이기도 한 현대음악 해석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현대음악의 수호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오랜 기다림 끝에 서울시향과 처음 만나는 만큼 멋진 무대가 기대된다.
데이비드 로버트슨은 오페라, 관현악, 현대음악의 가장 주요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뉴욕 필하모닉,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과 같은 주요 악단들을 지휘해 왔다. 로버트슨은 1996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 이래 메트 오페라와 협업하고 있으며, 2019/20 시즌 개막 공연으로 진행한 <포기와 베스>로 2021년 그래미 베스트 오페라 음반상을 받았다.
또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기사장을 포함하여 많은 예술상을 받았고,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 지휘과 방문 교수이자 톈진 줄리아드 음악원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최근 2023년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바 있다.
1부에서는 드뷔시가 가장 긴 기간 공을 들여 완성한 관현악을 위한 '영상'을 연주한다. 드비쉬의 '영상'은 3곡(지그-이베리아-봄의 론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로 독립적 내용을 지니고 있는 데다 초연과 출판 시기가 달라서 한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 서울시향 공연은 전곡 연주를 실황으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드뷔시가 영국을 여행하며 느꼈던 인상을 영국 민요인 'The Keel Row'를 모티브로 하여 탄생한 첫 곡 '지그(Gigues)'는 오보에 다모레의 애틋한 악상과 반복적인 지그 리듬으로 활기찬 민속 무곡을 보여준다. 두 번째 곡인 '이베리아(Ibéria)'는 '대로와 샛길에 따라-밤의 향기-축제의 아침'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으며, 스페인풍의 악상이 특징적인 곡으로 이국적인 선율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곡 '봄의 론도(Le matin d'un jour de fête)'는 하프와 현악기군의 부드러운 물결에 플루트와 오보에의 투명한 음색으로 따뜻한 봄날을 연상하게 한다.
2부에서는 누구보다도 광대한 시간대의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피에르로랑 에마르는 16세에 메시앙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리게티, 불레즈, 메시앙 등 현대음악 거장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대표적 작곡가 진은숙의 스승이자 헝가리의 거장 작곡가 리게티로부터 일찍이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피아니스트다.
에마르는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 내한 독주회를 통해 자신의 진보적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고, 최근 베토벤의 '하머클라비어 소나타'와 '에로이카 변주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2022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덴마크 레오니 소닝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명실공히 '현대음악의 수호자로서 위치를 다졌다.
리게티의 피아노 협주곡은 1988년에 완성되었으며, 현대 음악사에서 중요한 레퍼토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복잡하고 난해한 작품으로 피아니스트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
에마르는 이번 공연에서 그의 음악 인생의 중심을 차지하는 작곡가 리게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리게티 피아노 협주곡은 타악기와 같은 리드미컬한 연주로 시작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헝가리 애가의 색채와 입체적인 리듬으로 풍부한 선율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라벨의 '스페인 랩소디'는 곡 전체에 스페인 특유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작품으로 하바네라 리듬을 활용해 떠들썩한 축제를 묘사하고 있다. 첫 곡 '밤의 전주곡(Prelude a la nuit)'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관능적 색채, 스페인 여름밤의 아련한 향수가 녹아있는 야상곡 풍의 곡이며, 첼레스타의 투명한 울림으로 여운을 준다.
두 번째 '말라게냐(Malaguena)'는 스페인 남부 말라가의 민속 춤곡으로 곡의 전반부와 후반부에 말라게냐 리듬이 곁들여져 활기찬 느낌과 우수 어린 고즈넉한 선율로 스페인 특유의 상반된 정서를 보여주며, 초연 당시에도 앙코르로 연주될 만큼 대중적 호소력이 높다.
세 번째 '하바네라(Hananera)'는 쿠바에서 태동한 2박자의 느린 춤곡으로 드뷔시의 '이베리아'와 달리 한층 더 절제되고 균형 잡힌 관능적 분위기가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축제(Feria)'는 5개의 민요 가락이 사용된 디베르티멘토 형식의 곡으로 라벨의 정열과 절묘한 균형미를 엿볼 수 있으며, 생기 있는 리듬과 화려한 색채감을 펼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티켓은 좌석 등급별 1~10만 원이며, 서울시향 누리집(www.seoulphil.or.kr)과 콜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받을 수 있고, 만 24세까지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digibobo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