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 3% 하락한 4855원에 거래 마쳐
'지난달 상장' 한화리츠도 여전히 공모가 밑
"SVB 파산 여파 부동산 시장 리스크로 전이"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그룹 최초의 공모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삼성FN리츠가 상장 첫날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이란 대기업 스폰서로도 얼어붙은 리츠 시장을 반전시키기엔 무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FN리츠는 이날 공모가(5000원) 대비 약 3% 하락한 48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4790원에 형성됐다. 장중 최고가도 5070원에 그쳐 등 시장의 냉랭한 반응을 확인한 셈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얼어붙은 리츠 시장의 분위기와 지난달 상장한 한화리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방한 측면은 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FN리츠에 편입된 에스원 빌딩 [사진 = 삼성FN리츠] 2023.03.28 yunyun@newspim.com |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금융 불안이 부동산으로 전이되면서 리츠 시장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바탕으로 구성된 'KRX리츠TOP10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해 이날 전일 대비 0.97%(7.92) 떨어진 809.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한화리츠도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7.96% 하락한 4510원에 거래를 마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현재까지도 공모가에 밑도는 가격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화리츠는 여의도 63 스퀘어 등 알짜 자산을 제외해 투심을 떨어트렸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에 반해 삼성FN리츠는 삼성그룹 최초의 공모 상장 리츠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RA자산운용,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네트웍스의 4개사가 총력을 기울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어 우량한 스폰서를 기반으로 자산 매입 경쟁력 및 안정적 운영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국내 핵심 업무지구에 위치한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어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한 상장 이후 분기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고, 보유하고 있는 우선 매수 협상권을 활용한 다양한 부동산 기초자산을 편입한 대형리츠로 성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앞선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25대 1,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1.87대 1 경쟁률에 그쳤다. 상장 첫날도 공모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리츠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되기까지 상당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SVB와 시그니처뱅크 파산으로 불거진 지역은행 리스크가 상업용 부동산시장 리스크로 전이되며 미국 오피스 시장은 물론 국내 오피스 시장까지 위축됐다"며 "투자자들은 부동산의 부실화로 자산 가치가 충분히 하락했을 때까지 투자를 꺼리고 있어 한동안 침체를 지속하고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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