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마약 비상] '사각지대 없다'...미국은 아이들 사탕도 위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서울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태가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오랫동안 마약과 전쟁 중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여름 이른바 '마약 사탕' 사태가 불거졌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먹는 사탕도 안심할 수 없을 만큼 마약이 지역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지난해 8월 30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은 '어린 미국인들을 겨냥한 화려한 색의 펜타닐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배포했다.

알록달록 알약 형태의 합성마약 펜타닐. [사진=미 마약단속국(DEA) 제공]

당국은 8월 한 달 동안 미국 전체 50개주(州) 중 무려 26개주에서 알록달록 색을 입힌 펜타닐 알약을 압수했다.

미국 언론에서 '무지개 펜타닐'로 보도된 알약은 얼핏 보기에 종합비타민이나 사탕으로 보이지만 한 번 복용만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펜타닐은 강력한 오피오이드계의 합성 마약 진통제다. 본래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항암 치료 환자 등에 극소량으로 처방되는 약이지만 엄청난 중독성에 불법 유통되는 것이 현실이다.

악명 높은 헤로인보다 50배, 모르핀보다는 무려 100배나 강한데 완전치사량은 고작 '2㎎'에 불과하다. 2㎎은 일반 소금 10~15조각의 무게와 비슷하다.

강력한 마약일수록 과다복용할 위험이 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은 무려 10만7622명. 이 중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계 마약으로 죽은 이들은 66%에 달한다.

무서운 점은 알 길이 없는 '무지개 사탕'의 펜타닐 함유량이다. DEA는 "실험실에서 정식 분석하지 않는 이상 이들 마약에 함유된 펜타닐이 치사량인지 알 길이 없다"며 호기심에 '한 알은 괜찮겠지'라며 복용한다면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DEA의 마약 근절 캠페인 슬로건도 '한 알로 죽을 수 있습니다'(One Pill Can Kill)다. 당국은 "2022년에 압수한 처방약으로 위장한 펜타닐 약물을 분석한 결과 약 60%가 완전치사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 년 전의 40%에서 늘어난 비중"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펜타닐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유통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길가에 낙서를 하는 놀이 문구인 보도 분필(sidewalk chalk) 형태의 펜타닐이 발견됐다. 지난해 10월 뉴욕시에서는 블록 장난감 레고(Lego) 상자에서 1만5000정의 '무지개 펜타닐'을 압수했다.

앤 밀그램 DEA "이는 마약 밀매자들이 아이들과 어린 청년들의 약물중독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10월 19일 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마약단속반이 국제공항에서 압수한 펜타닐. [사진= LA카운티 마약단속반 제공]

지난해 10월 19일 DEA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마약단속반은 LA국제공항에서 합동 마약단속 활동을 벌였다. 단속을 시작한지 7시간 반만에 이들은 수상한 사탕봉지들을 발견, 펜타닐 알약 1만2000정을 압수했다.

이는 핼러윈(10월 31일)을 앞두고 터진 소식이어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핼러윈 코스튬을 입은 아이들은 저마다 바구니을 들고 동네 이웃집 문을 두드려 사탕과 간식을 받는다. '내 아이의 핼러윈 바구니에 약물이 담기면 어떡하지?'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문화가 부모들에게는 공포가 된 순간이다.

전문가들은 마약 밀매조직의 '무지개 펜타닐' 유통은 아이들을 유혹하기 위한 목적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불법 유통의 펜타닐은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들을 밀매자가 타깃할 것이란 생각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미 CDC의 마약 자문단 '오피오이드 안전과 날록손(Naloxone) 네트워크'를 공동 설립한 마야 심킨스 박사는 "다양한 형태와 색깔로 마약이 유통되는 것은 밀매조직이 자신들의 판매 제품을 다른 조직들과 구분짓기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마케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비록 이들 약물이 아이들에게 직접 판매되진 않아도 아이들이 이전보다 쉽게 약물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조세프 팰러머 뉴욕대 의대 부교수는 "아이의 부모나 형제, 친구가 호기심에 펜타닐을 구입해 집에 둔다면, 아이는 이를 사탕으로 생각해 입에 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14~18세 청소년의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CDC의 공식 집계치는 없지만 지난해 4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2019년 490명에서 2020년 950명으로 약 2배 급증했다.

미국은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을까? 각 주정부는 학교에 비강 스프레이형 날록손을 배포하고 각 학교는 학부모들에 각별한 유의를 부탁할 뿐이다.

날록손은 오피오이드계 물질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호흡 저하를 역전시키기 위해 통상 정맥주사로 사용되는 일종의 해독제다. '골든타임' 안에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약물 과다복용자에게 사용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지만 달리 뽀족한 방법도 없다. 미국이 아무리 국경 관리를 엄격히 해도 남미 마약 카르텔은 더욱 교묘한 수법으로 약을 유통한다. 한국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지금 싹을 뽑지 않으면 마약은 독버섯처럼 번질 것이다.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혜훈 "韓 경제, 회색코뿔소 상황"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가 2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Gray Rhino)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임시 집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물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 choipix16@newspim.com '회색코뿔소'라는 용어는 미국 경제학자 미셸 워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말한다. 이 후보자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서서 더 멀리 더 길게 보는 그런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5대 구조적 문제점으로는 인구, 기후, 극심한 양극화, 산업 대격변, 지방 소멸을 꼽았다. 다만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생한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예산과 기획을 연동하는 방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획과 예산을 연동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지출은 찾아내서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런 전략적 선순환을 기획예산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로 (간담회 등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당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2-29 10:00
사진
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