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저출산율 문제가 교육 현장에 깊숙이 침투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말이 아니다. 저출산으로 어린이집, 유치원이 문을 닫고 급기야 서울 도심에 위치한 초등학교가 통폐합 과정을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1960년대에는 농어촌 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읍·면마다 2~3개씩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가 존재했다.
[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그러다가 1960년대 후반부터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농촌의 인구증가율을 추월했고, 산아 제한의 영향까지 더해 출산율이 떨어지자 농어촌의 학생수가 급속히 줄었다. 이 결과 농어촌 지역에 폐교가 생기기 시작했다.
반면 1980년대 초중반까지 공업화가 이뤄진 도시에서는 한 학급에 70명을 웃도는 과밀 학급이 급증했다. 또 학교 건물이 부족해 오전·오후반(2부제 수업)으로 나눠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들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교육 현장은 인구 증가 여부에 따라 굴곡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교육 현장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학생 수에 따른 교사의 증·감원이다.
학생 수가 줄면서 이들을 가르칠 교사도 함께 줄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2교육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초중등 교원수는 50만7793명으로 전년 대비 6934명 증가했다. 또 1인당 학생수는 유치원 10.3명, 초등학교 13.7명, 고등학교 9.6명으로 전년대비 유치원은 0.6명, 나머지는 각각 0.3명씩 감소했다.
수치를 살펴보면 교사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말이다. 교사가 수업만 담당할까. 학생들의 진로와 인격 형성, 상담 등 보이지 않는 업무가 상당하다.
특히 학교 폭력에서 교사들의 중요성은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교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이나 일탈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세세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1월 전국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폭 신고건수는 총 4만6822건이다. 이미 2021학년도 신고건수(4만4444건)를 넘어섰다. 통계 미집계 기간(2022년 12월~2023년 2월)을 포함하면 지난 한해 학폭 신고건수는 6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교육당국은 인공지능(AI)·디지털을 활용한 맞춤형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국의 정책에 맞는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특별연수를 실시해야 하고 부족한 교사들은 증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육의 질 역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당국은 이에 정보 교과를 담당할 정규교원 양성에는 상당 기간 시간이 필요하고 중장기 교원 수급을 감안, 우선 단기적으로 기간제교원과 전문강사를 활용하고 이후 중장기적으로 정원에 반영할 예정이다.
오는 2024~2027년까지 적용되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마련 때 디지털 인재 양성이 필요한 정보교과 교원에 대한 필요정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교사 감원과 증원에 교육당국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다. 단순한 산술적 수치로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돌파하기 보다는 교사 감원이 향후 현장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 예측하고, 계획하는 고민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pio12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