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핌] 문미선 기자 =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전선거 운동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오 지사와 핵심 참모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2023.03.22 mmspress@newspim.com |
이날 공판에서 검찰과 오 지사측 변호인단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5월 16일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약식이 사전선거 운동인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오 지사 등 피의자들은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도내외 11개 업체 관계자와 기자 등을 불러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 보도되게 하는 방법으로 핵심 공약을 알리는 사전선거 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에 소재한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A 씨가 협약식을 기획하고 비영리단체 대표 B 씨가 협약식 개최 비용 550만원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단체의 자금으로 A 씨에게 지급했다며 오 지사 측이 B씨의 비영리단체를 이용해 핵심 공약을 홍보했다고 보고 있다.
그 배경으로 B 씨가 오 지사와 중·고등학교 선후배라는 점, B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가 국비와 지방비 등 수십억 원을 지원받고 있는 점, 해당 컨설팅 업체와 참여한 대부분의 업체가 B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로부터 재정적 지원과 컨설팅을 받은 점 등을 들었다.
검찰은 오 지사 측이 같은 해 3월 29일 오 지사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모여 B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를 통해 공약 실천과 홍보 방안으로 상장기업 유치 협약식을 개최하기로 공모했다며 컨설팅 대표 A 씨가 B 씨에게 5월 4일 보낸 '2차 자료'에 3월 29일 모의한 협약식 내용과 후보 관련 메시지 발표 등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B씨가 A 씨에게 보낸 협약식 관련 파일 등이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인 제주도 서울본부장 C 씨와 도지사 대외협력 특보 D 씨 등에게도 전달된 점과 협약식 당일 여당 대표의 제주 방문으로 기자회견 일정을 변경하고 관련 문자메시지를 공유한 점을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오 지사는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 대비해 지지여론 조성을 위해 선언문 초안을 캠프에서 작성해 여러 단체를 통해 발표하는 불법 경선 운동을 벌여 공직선거법 제57조의3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지사 측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오 지사 측은 "검찰은 비영리단체 대표 B 씨와 사전선거운동을 공모했다는데 지난해 3월 29일 처음 만난 사인데 어떻게 처음 만난 사람과 사전선거운동이 말이 되냐"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지지단체의 선언문 초안 작성을 두고선 캠프 공보 담당자가 선언문 작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단체를 위해 초안을 검토하고 수정해 준 것뿐이다며 혐의를 부정했다.
반면 경영컨설팅 대표 A 씨 측은 검찰의 객관적·주관적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하면서 업무로서 관여했을뿐 법적 인식이 부족했다고 말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다음 공판 기일은 4월 5일로 잡혔다.
오영훈 지사는 첫 공판을 마친 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변호인단이 저희 입장을 잘 대변한 것 같다"면서 "재판부가 판단할 일이기에 성실히 재판에 임하는 것이 도민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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