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팔도 잡자"...이른 봄부터 비빔면 경쟁
이준호·유재석·화사...빅모델 앞세워 마케팅전
농심vs 오뚜기...비빔면 2위 싸움 치열할 듯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팔도, 농심, 오뚜기 등 라면업체들이 비빔면 마케팅전에 돌입했다.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철을 겨냥해 이른 봄부터 경쟁태세에 들어간 것이다. 팔도와 농심은 각각 기존 비빔면 모델인 이준호와 유재석과 계약을 연장했고 오뚜기는 새 모델로 화사를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진비빔면의 새 모델로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를 발탁했다. 지난해 진비빔면 모델이었던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의 주역인 한선화, 정은지, 이선빈 등 3인방에서 화사로 모델을 교체하며 이미지 변화를 꾀한 것이다.
비빔면 시장 3위인 오뚜기가 올해 내세운 진비빔면의 메인컬러는 빨간색과 흰색이다. 새 광고 영상에는 흰 배경에 빨간 의상을 입은 화사가 등장해 진비빔면을 음미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해 소스에 배, 매실, 무 등 재료를 더해 '진비빔면 배사매무초' 리뉴얼을 단행한 오뚜기가 올해는 진비빔면의 강렬한 맛을 더욱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팔도비빔면 모델 이준호, 배홍동비빔면 모델 유재석, 진비빔면 모델 화사. [사진=각사] |
비빔면 시장 1위인 팔도의 '팔도비빔면'과 2위인 농심의 '배홍동비빔면'은 지난해 모델이었던 2pm 출신 배우 이준호와 방송인 유재석을 올해도 재발탁했다. 그간 쌓아온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다만 양사는 비빔면 제품과 광고 등에 변화를 줬다.
팔도는 최근 '매콤, 달콤, 새콤 등 '삼(3)콤하게 맛있다'를 주제로 한 팔도비빔면의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팔도비빔면의 풍부한 맛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와 함께 필도비빔면의 소스인 '팔도비빔장'의 저칼로리 버전을 선보이는 등 비빔면과 소스 부문을 이원화해 마케팅에 나섰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의 출시 첫 모델인 유재석과 3년 연속 인연을 이어간다. 지난 2021년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이 단숨에 비빔면 시장 2위에 안착한 배경에는 '유재석 효과'가 적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자매품 '배홍동쫄쫄면'을 출시해 비빔면 라인업을 확대했다. 배홍동비빔면, 배홍동쫄쫄면 등 2개 제품으로 1위인 팔도비빔면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구상이다.
라면업체들이 일찌감치 비빔면 마케팅에 시동을 거는 이유는 최근 비빔면 시장이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2015년 757억원 규모였던 비빔면 시장은2020년 1400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2021년에는 배홍동비빔면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1500억원을 넘어섰다.
과거 대비 비빔면 수요에서 계절성이 옅어진 점도 이른 마케팅의 또 다른 요인이다. 삼겹살, 골뱅이와 비빔면을 곁들여 먹는 방식이 유행을 끌면서 더운 여름철이 아니어도 비빔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과거 대비 늘었기 때문이다.
또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할 무렵 마케팅을 강화해야 연간 비빔면 수요를 잡는데 효과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름철 성수기 비빔면 매출은 더위, 장마, 폭우 등 날씨 영향을 받는 편이다. 지난해의 경우 비교적 긴 장마와 폭우 영향으로 성수기인 6~8월 3개월간 비빔면 매출이 2021년보다 약 12% 줄어든 바 있다. 일찍부터 비빔면 장사를 시작하면 여름 성수기 시즌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의 팔도비빔면이 53%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 60%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농심, 오뚜기 등 경쟁사의 신제품에 일부 점유율을 내줬다. 다만 비빔면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팔도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2,3위 비빔면 경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농심의 비빔면 점유율은 19%로 2위를, 3위인 오뚜기는 1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의 '옥스포드 블록세트'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으며 오뚜기도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진비빔면 립틴트'를 선보이며 장외전을 펼친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방송인 유재석과 함께 배홍동을 알리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판단해 3년 연속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라며 "올해도 광고와 함께 이색 콜라보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비빔면 시장 1위 쟁탈에 도전하겠다"라고 피력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화사를 진비빔면 새 모델로 발탁해 경쟁이 심화되는 비빔면 시장에서 제품의 차별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하고자 한다"며 "한 번 들으면 귀에 맴도는 배사매무초 노래 등이 다양한 집중 포인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