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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저 법인세로 도약 이룬 아일랜드…여운기 "성장 가능성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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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대사 지낸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감자농사 빈국 여겨지던 아일랜드 다시 볼 필요"
"한·아일랜드 수교 40년 맞는 올해 교역·교류 성장"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아일랜드는 기회의 땅이자 우리에게는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청년세대들에겐 도전해 볼만한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여운기(63) 전 아일랜드 대사는 21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수도 더블린 등에 몰려있는 애플과 구글, 메타(페이스북)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IT⋅바이오를 비롯한 첨단 분야의 젊은 인재들이 아일랜드의 미래를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일랜드 대사를 지낸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서초동 외교타운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종 기자] 2023.02.22 yjlee@newspim.com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여 전 대사는 서울 서초동 외교타운 이사장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가 1인당 GDP(국내 총생산)에서 세계 2위라는 얘기를 하면 깜짝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부동산과 물가 상승 등 일부 문제가 있지만 GDP 성장이 보여주는 아일랜드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은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이 창간 2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아일랜드 연재 기사를 꼼꼼히 접하고 있다는 여 전 대사는 "한때 '감자 농사나 짓는' 빈국으로 인식되던 아일랜드를 우리 국민들이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고 있어 무척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여 전 대사는 "1933년 10월 부산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 아일랜드의 성골롬반 선교회는 뒷골목을 찾아 병자와 고아 등을 돕고 근대화의 그늘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했다"면서 "식민재배를 당했던 고통을 공유하고 있고 짧은 시간 동안 경제 도약을 이룬 경험도 유사한 한⋅아일랜드는 점점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아일랜드 수교 4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관계가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무고시 24회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여 전 대사는 2018년 6월부터 2년 간 아일랜드 주재 한국대사를 지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대사로 재직하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인 건 어떤 부분이셨는가요.

"첫째는 한류 콘텐츠의 확산과 관련한 대목이었습니다. 우리 K-팝이나 드라마 같은 우수한 한국의 콘텐츠가 아일랜드의 젊은이들과 국민 사이에 더 많이 알려질 수 있게 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지요. 둘째는 고용 창출이었는데,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우리 청년·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기존보다 크게 확대하고 활성화시킨 게 보람 있었습니다. 셋째는 해외 한국 유학생이나 한인 인재가 애플, 구글, 메타 등 아일랜드의 글로벌 IT기업 등에 많이 일하고 있었는데 그들을 한자리에 모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게 인상에 남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19년 9월 20일 여운기 당시 아일랜드 주재 한국 대사가 재외동포 파트너십 간담회를 주관하고 있다. [사진=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2023.02.22 yjlee@newspim.com

-아일랜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 청년 세대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겠는지요.

"웅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외국의 경우 인종차별 등의 어려움이 있는데 거의 느끼지 않을 정도인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지요. IT나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유치돼 있기 때문에 취업을 위한 여건도 좋은 편이죠. 특히 저는 우리 젊은이들이 아일랜드의 항공리스산업 관련 학과에서 공부해보면 좋을 것이란 권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항공 리스산업을 시작한 곳이고 지금은 리스가 항공업계에는 비지니스 모델이 되었지요. 한국과 아일랜드가 정서적이나 감성적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이나 공유할 요소가 있다는 점은 살아보면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아일랜드가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점이 많다고 하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인지요.

"오랜 세월 외세의 침입과 지배를 받아 온 아일랜드의 역사에 우리가 공감하고 함께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적지 않은 수탈도 당했지요. 그래서 한(恨)이랄까 하는 게 우리 국악과 아이리시 음악에 녹아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랜드 음악에 끌리는 것도 그런 이유라 할 수 있죠. 아이랜드의 펍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아일랜드 간 경제와 교역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아일랜드의 상품이 주로 영국이나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를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측면이 있다보니 생각보다 외형면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아일랜드 기업에 아직 많이 진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일랜드의 경우 인구 500만명으로 시장이 작다는 생각에 사업을 꺼리는 경향이 있고, 한국이 아일랜드 시장에서 팔릴 물건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일랜드를 통해 영국과 다른 EU 국가, 나아가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환경이 좋은데다 법인세율이 파격적으로 낮아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겁니다. 아일랜드 정부가 외국기업 유치에 열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 문제가 이슈로 되고 있고, 이제 통관을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대사로 재직하던 시기에도 아일랜드 소고기 수입 문제를 EU측과 논의했습니다. 프랑스와 덴마크 등도 관심이 있었는데 아일랜드가 적극적이었습니다. EU집행위원회에 아일랜드의 입김이 센 편이라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일랜드 입장에서 소고기 뿐 아니라 농축산물 수출이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주한 대사관 측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 수입 재개를 위한 협상이나 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관광명소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를 방문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3

-아일랜드 국민 1인당 GDP가 세계 2위라는 사실이 뉴스핌 기획을 통해 보도되면서 많은 분들이 뜻밖으로 받아들이고 아일랜드를 다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를 하고 계신지요.

"양지와 음지가 다 있다고 봅니다. 국제적인 기업들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IT·바이오 등 분야에 약 30만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전체적 소득을 확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어 GDP가 높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고액 연봉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이 뛰어오르고 렌트비가 매우 높게 나타나 일반 서민들은 주거환경이 나빠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란 장점이 없어지면 아일랜드 경제의 거품이 걷히고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 12.5%에서 15%로 법인세를 인상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고, 기업들이 아일랜드에 들어오는 게 법인세율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유럽의 한 국가는 세율만 놓고 보면 아일랜드 보다 낮은 측면도 있지만 그 곳으로 몰리지는 않습니다. 아일랜드만의 메리트가 따로 있다는 얘기입니다."

-어떤 장점을 들 수 있을까요.

"영국의 탈퇴로 EU국가 중 아일랜드가 유일한 영어 사용국이란 게 가장 큰 이점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교육이 잘 된 청년들이 많습니다. 트리니티 대학은 과거 영국의 식민 통치시절 옥스퍼드와 캠브리지와 함께 3대 명문대학이었습니다. 당시 더블린은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였습니다. 영국도 아일랜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통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에 대한 아일랜드 국민들의 감정이나 관계는 어떻습니까.

"2003년 세워진 높이 120m의 더블린 첨탑(Spire of Dublin)은 아일랜드의 1인당 GDP가 영국을 추월한 걸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상징물이 아일랜드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은 것은 맞습니다. 자신들을 지배한 종주국이라 할 영국을 앞질렀다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었겠지요. 영국에 대한 그런 정서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우리의 반일감정과는 다른 차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700~800년을 같이 살았으니까 결혼도 하고 서로 섞여있고, 영국인의 25~30%가 아이리시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우리처럼 타민족이거나 남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생각보다 가깝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과거는 과거이고 서로 원수지고 척질일은 없다는 생각이 강해보입니다. 서로의 라이벌 감정은 주로 스포츠를 통해 나타납니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죠."

더블린 첨탑. [사진=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현 46대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을 비롯해 24명 가량이 아일랜드계라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미국 조야에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아이랜드 정치에 대한 미국의 지지나 후원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선거철 되면 미국에 있는 3500만명의 아이리시들이 움직입니다. 아일랜드 출신 인사들이 미국의 정치계와 경제계를 잡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미국의 아일랜드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이나 정책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많지요."

-대사 재임 때인 2018년 아일랜드 고교 1학년 과정에 한국어 시범 수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신 점도 흥미로운데요. 어떻게 성사된 것인지요.

"한국 문화를 외국에 널리 알린다는 측면에서 한글과 전통 의상 등을 소개 했는데 아일랜드 학생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통해 이런 걸 널리 알리는 작업을 했고, 주말에도 K-팝이나 문화에 관심이 있어 한글학교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성인반을 만들고 한국어 교육을 시키면 좋겠다고 해서 강좌를 개설했던 기억이 납니다."

- 그 과정에서 한류가 많은 도움이 됐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입니다. 매년 우리가 현지에서 K-팝 콘서트를 여는데 해마다 참가자가 많이 늘어납니다. 제가 대사로 있을 때 대학 원형극장과 강당을 빌려 행사를 치렀던 적도 있습니다. 아일랜드 팀이 2019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K팝 월드 페스티벌'에서 소녀시대의 노래로 대상을 탄 일도 있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19년 12월 14일 그리피스 컬리지(Griffith College)에서 열린 더블린 한글학교 개교 10주년 기념 행사. [사진=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2023.02.22 yjlee@newspim.com

-아일랜드의 평화 프로세스를 보시면서 한국이 교훈 삼거나 모델로 참고할 만한 요소는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영국과 북아일랜드, 아일랜드가 1998년 4월 10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약속하면서 협정을 맺었습니다. 그 날이 부활절 이틀 전인 성(聖)금요일이라 굿프라이데이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서로 신뢰할 수 없는 대목이 남아있었죠. 끈질긴 협상과 설득 끝에 2009년 5월 결국 무장해제에 이르게 됩니다. 지난한 협상과 설득의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남북관계에서도 시사하는 점이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무력으로 해서는 해결될 게 아니라는 점을 아일랜드의 평화 프로세스는 보여줍니다. 양쪽이 서로 느낀 겁니다. 강압적인 통치도 한계가 있고 테러를 통한 저항도 문제가 따른다는 걸 인식한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등 대북정책에 이를 접목시켜 보면, 우리가 강력한 억제력은 담보하되 한쪽으로는 계속 손을 내밀고 대화의 물꼬를 터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중국의 존재입니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중국이 느끼기에 남북이 분단된 게 아니라 서로 합치는 게 그들의 이익에 보탬이 된다고 판단되면 중국이 먼저 나서서 남북한에게 통일하라고 재촉할 것이라고 봅니다."

-'아일랜드인은 떠나기 위해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민사가 한 역사로 되고 있습니다.

"더블린에 있는 아일랜드 이민사박물관을 보면서 참 인상 깊었습니다. 모든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영상으로, 첨단 다바이스로 역사를 되돌아 보며 미래를 조망하는 장소로 만들었죠. 우리도 재외국민과 관련한 이민사 또는 해외진출 역사박물관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19년 12월 16일 아일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한국전 참전용사 오찬 행사. [사진=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2023.02.22 yjlee@newspim.com

-오는 10월이면 한·아일랜드 수교 4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의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양국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일랜드가 우리의 빈민구제나 의료·보건 등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성골롬반 선교회 소속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한국에 오셔서 뒷골목을 살피면서 병자와 고아 등을 돌봤습니다. 근대화 과정에서의 그늘을 그 분들이 채워주신 겁니다. 정말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3년 오늘 시점에서 아일랜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짚어보려면 지정학적 위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라 커뮤니케이션이 편하고 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A Ireland, Industrial Development Authority) 등 기관이 투자유치와 교역 활성화를 위해 한국에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 다소 낯선 눈빛으로 서로를 봐왔다면 이제 경제⋅교역과 문화 교류를 통해 더욱 가까운 나라로 다가섰으면 합니다." 

▲외무고시(24회) ▲駐체코 대사관 1등서기관 ▲가나 주재 한국대사 ▲국립외교원 교수부장 ▲아일랜드 주재 한국대사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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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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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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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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