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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미술품감정 송향선대표 "싸고 좋은 그림은 없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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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계 산 증인 송향선 '미술품감정과 위작' 출간
"위작에는 향기가 없다. 옹색함만 있을 뿐"
이우환 가짜그림,2개 위조단 유포한 600점 추산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미술품 수집가들에게는 가짜 그림이 가장 골칫거리다. 큰맘 먹고 산 작품이 위작으로 판명나면 손해가 막심한 데다 수습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보 컬렉터들은 진작과 위작을 분별해낼 안목이 없어 더욱 불안하다. 그렇다면 미술품 감정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까. 위작에 속지 않으려면 무엇에 주의해야 하며, 그림을 사기 전에 꼭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같은 궁금증에 답하는 책이 출간됐다. 바로 '미술품 감정과 위작'(아트북스)이다.

[서울 뉴스핌] 갤러리스트 경력 50년, 감정 경력 40년을 책 '미술품 감정과 위작' 속에 녹여낸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 "위작은 음지에서 만들어져 음지에서 거래된다. 반면에 훌륭한 진품은 결코 음지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당당히 제 대접 받으며 좋은 가격에 주인을 찾아간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영란 기자] 2023.02.20 art29@newspim.com

저자는 한국근현대미술 감정의 최일선에서 40여 년간 활동해온 송향선(76) 가람화랑 대표다. 한국에 첫 미술품 감정기구가 설립된 1982년부터 감정위원으로 활동했던 송 대표는 우리 미술계를 대표하는 감정전문가다. 이화여대·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1974년 화랑계에 입문, 1977년부터 가람화랑을 운영한 '1세대 갤러리스트'인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감정에 참여하며 관련 자료들을 꼼꼼히 취합하고, 연구 분석해왔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풍부한 감정경험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민화가인 박수근(1914~65), 이중섭(1916~56), 김환기(1913~74) 작품의 감정과정과 위작문제를 다각도로 다뤘다. 특히 송 대표는 국민화가들의 진작과 위작을 비교해가며 대중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감정세계를 자세히 소개했다. 또 평소 접하기 힘든 수백 컷의 위작 도판을 진작 도판과 함께 공개해 관심을 모은다. 송 대표를 만나 일반이 꼭 알아야 할 미술품 감정의 이모저모를 상, 하 두차례에 걸쳐 들어봤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김환기의 파리 시대 대표작 중 하나인 '정원'. 캔버스에 유채, 145.5×97cm, 1957. 조선시대 백자에 심취했던 김환기는 작품 속에 도자기를 자주 등장시켰다. 많은 작가들이 백자를 그리지만 김환기만큼 격조있고 단아하게 우리 백자의 미감을 능수능란하게 잘 표현한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그림은 1975년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당시로선 엄청난 고가인 240만원(호당 3만원,80호)에 한 유명 컬렉터에게 판매됐다. 50평형대 반포아파트 한채 값에 맞먹는 금액이었다. 송 대표는 이 그림 거래를 주도했는데 이후 다른 소장가를 거쳐 지난 2019년 KIAF 국제갤러리 부스에 출품됐다. 한국 작가 그림을 꾸준히 수집하고, 백자 달항아리 등 백자를 각별히 사랑하는 방탄소년단(BTS)의 RM(김남준)이 KIAF에서 이 작품을 오랫동안 보고 갔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C.환기재단, 이미지 제공=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미술품 감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철저한 작가및 작품연구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작품에 대해 끝없이 탐구하고, 양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사용하는 재료와 고유한 기법도 조사해 기본 틀을 마련하고, 늘 검토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책상머리에서 연구만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실물을 직접 보고, 분석을 병행해야 비로소 길이 보이고, 실력이 쌓인다. 게다가 3,4년 경험으론 어림도 없으니 감정에는 정말이지 왕도가 없다.

진위 감정에서 기준작이 중요하다는데 왜인가

◀미술품 감정은 해당 작가의 특장이 깃든 기준작을 정하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기준작의 특징을 제대로 알아야 위작을 구별할 수 있다. 작품 감정이 의뢰되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감정위원을 꾸리고, 때로 유족이나 제자들도 참여시킨다. 아무리 경륜이 많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혼자서 진위를 판별하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의뢰된 작품은 제작시기와 재질, 서명, 소장경위와 출처부터 살피고, 기준작과 비교하면서 내용과 형식을 세밀히 분석한 뒤 모든 것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감정결과를 내게 된다. 결코 혼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환기의 '정원'을 작은 크기로 베낀 위작. 캔버스에 유채. 40.9x31.7cm. 진작의 요소들을 다 그려넣긴 했으나 선이나 색감이 치졸하고, 백자와 학의 배치도 빡빡하게 이어져 답답하다. 기준작에 대한 철저한 연구 없이, 소재 위주로 베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도자기의 아름다운 곡선과 미감을 빼어나게 형상화한 김환기 진작의 단아한 조형미와는 거리가 한참 먼 가품이다. 서명의 위치도 어색하다. [이미지 제공=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감정기관도, 그리고 전문가도 실수를 하지 않나?

◀물론이다. 실수도 하고, 번복도 한다. 급하게 감정을 하다보면 오류가 생긴다. 위작으로 감정했는데 확실한 출처와 소장경위, 증언이 나와 번복한 예도 있었다. 박수근의 1950년 작품 '시장의 사람들'이 그런 경우인데 책에도 1991년 당시의 감정 번복상황을 자세히 서술했다. 문제의 유화는 인물의 비례도 어색하고, 박수근 그림 특유의 오돌도돌한 마티에르도 약해 감정위원들은 위작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소장자가 곧바로 재감정을 의뢰했고, 소장경위와 출처, 관련자료를 면밀히 재조사해야 했다. 감정 의뢰작은 박수근과 가깝게 지냈던 건축가 김수근이 1966년 S회장에게 집들이 선물로 전달했던 그림이었다. 김수근은 S회장의 성북동 집을 설계했고, 3년 후 이 주택을 '공간' 잡지에 소개했다. 잡지에 실린 주택 사진에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이 현관 옆에 걸려 있었다. 김수근은 이후에도 S회장의 집을 들러 그림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박수근의 작품을 자신이 운영하던 화랑(반도화랑)을 통해 수년간 팔아주고, 박수근이 외국인 미술애호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대신 써주곤 했던 이대원 화백(반도화랑 대표) 또한 "박수근 작품이 맞다"고 인정한바 있다. 어느 누구보다 박수근의 작품을 잘 알고 있고, 작가를 아끼던 전문가의 판단이었던 것. 결국 재감정을 통해 감정위원들은 실수를 인정하고, 작품을 진품으로 판정했다. 성북동으로 소장자를 찾아가 감정이 번복된 경위를 설명하고 정중히 사과했으나 소장자는 굉장히 화를 냈다. 평생 잊지못할 당혹스런 순간이었다. 그러나 실수했을 때 이를 확실히 인정하고, 제대로 바로잡는 것은 감정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수순이다.

미술시장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감정전문가와 감정기관의 책임있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핵심이다. 또 감정 전문인력 양성 등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위작범의 처벌 강화, 컬렉터들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 대규모 위작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짝'하고 감정의 중요성을 논하다가도 금방 식어버리는 예를 그간 수없이 봐왔다. 앞으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술품 감정의 확고하고도 선진적인 시스템이 잘 구축되었으면 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김환기의 진작 '정원'의 상단부만 도용한 가짜 그림. 캔버스에 유채, 37.8×45.4cm. 색감과 형태, 구성 모두 김환기의 진품과는 거리가 멀다. 오른쪽의 학은 머리만 잘라 그려, 차라리 없는 게 나았을 정도다. [이미지 제공=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미술품 감정에 뛰어들었던 초기 상황은 어땠나?

◀1982년부터 감정을 시작했는데 당시 우리 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미술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뛰자 위작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화랑협회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미술품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동서양화를 중심으로 감정업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근현대미술 감정 1세대가 탄생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명은 작품의 진위 판명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송향선은 김환기 진작과 위작의 서명을 상세히 비교 설명했다. 상단 3개는 진작의 서명이고, 아래 2개는 위작의 서명이다. 책 '미술품 감정과 위작' 중 p.342. [사진 제공= 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감정연구소와 감정평가원을 이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다. 2005년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들' 위작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매회사와 유족, 소장가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공방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감정전문가들이 고소를 당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결국 법원이 감정위원들의 위작 판단을 인정하면서 매듭이 지어졌다. 2007년에는 박수근의 '빨래터' 사건도 있었다 역시 치열한 공방이 거듭됐고, 과학적 분석을 의뢰하러 일본까지 다녀와야 했다. 1960년대 한국에 머물다가 박수근 작품을 소장하게 된 미국인 소장자가 증언하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내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진품으로 판정이 났다.

최고 블루칩 작가인 이우환도 위작 논란이 터졌다

◀2016년의 일이다. 전문사기단이 위조범을 기용해 6개월여 맹훈련을 시켜가며 가짜 이우환 그림을 그리게 했다. 조직적인 사기단이었는데 위조범의 처음 그림은 엉성했다. 붓질이 서툴러서 판별하기 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가가 봐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솜씨가 일취월장했다. 검경의 수사로 전모가 드러났고, 언론에도 대서특필됐다. 최소 2개의 조직이 그려낸 당시의 가짜 그림은 대략 600점 정도로 추산된다. 일부는 검찰에 의해 수거됐으나 아직도 상당수 작품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뉴스핌] 위조된 감정서가 첨부돼 이우환 작품으로 경매에 출품됐던 '점으로부터 No.780217'. 4억9천만원에 낙찰된 이 그림을 경찰은 위작으로 판정하고, 압수했다. 

알아두면 좋은 '진위 감정의 핵심'은?

◀첫째, 미술품의 진위 판정에 개인적인 흥미나 억측은 금물이다. 진품은 진품으로써 법칙이 있고, 위조품은 가짜로써 법칙이 있기 마련이다. 도록에 실렸다고 해서 무조건 진품이라고 여기는 것 안이한 생각이다. 도록을 보고 베낀 위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성이 없는, 소설처럼 그럴싸한 소장 스토리'도 많이 나도니 일단 경계해야 한다. 오염된 정보는 작품을 감정할 때 방해가 될 여지가 크다.

둘째, 진품과 함께 가능하면 다양한 위작을 자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일반인이 가짜 그림을 볼 기회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위조범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린다. 이번 책에 위작을 가능한 많이 싣고자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미술품 감정을 책 한권으로 마스터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마지막으로 진위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미술품은 진품이 보증되어야만 진정한 '작품'이 되는 법이다. 여기에 더해 정확한 시장가치 감정, 즉 가치 판단이 병행되어야 한다.

책에서 위작을 암에 비유했다.

◀맞다. 위작은 암이다. 진품인 줄 알고 거래한 사람에게는 경제적 손실을 끼치고 미술시장엔 혼란을 야기한다. 작가의 명예도 실추된다. 때문에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사회적 악이다. 진작을 분별하려면 위작을 식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고, 공신력있는 전문 감정기구의 판단이 필요하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40여 년간 감정전문가로 활동한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가 집필한 '미술품 감정과 위작'. 진위 감정의 실제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진작 도판과 위작 도판을 함께 소개해 컬렉터들의 안목을 길러준다. [사진= 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미술품 감정을 독학으로 터득 할 순 없나?

◀불가능하다. 혼자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한번 잘못 알고 틀린 신념을 갖게 되면 평생 인식의 오류를 갖게 된다. 따라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작가연구 등 구체적인 경험을 축적하면서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40년 전 감정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초창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전문적인 화집이나 도록의 부재였다. 감정 대상 작품과 관련된 기본 데이터나 지침서가 전무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크게 바뀌었다. 많은 미술사가의 연구와 작가들의 전시도록, 영상 등이 풍부해졌고, 그동안 쌓인 데이터와 미술관의 아카이브, 카탈로그 레조네 등 참고자료들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진위 감정과 가격 감정 데이터도 잘 정리돼 있어 이를 바탕으로 감정학의 토대를 만들고, 전문가를 꾸준히 육성하면 감정시스템이 잘 확립될 것이다.

책을 펴내면서 소회도 많았을텐데

◀40년간의 시간을 회고하다 보니 '고진감래'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쉬웠던 날 보다 어려웠던 날이 더 많았다. 미술품 감정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미술시장에서 수만 점 이상을 감정하면서 주위의 이해부족으로 난감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놓고 협박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든 감정위원들이 헌신해왔다. 화랑협회 역대 회장님 중 감정업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준 고 김창실 회장(선화랑 대표)과 한화랑 대표였던 고 한용구씨, 든든한 바위같았던 미술평론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가장 기억 난다. 우리 근·현대 미술품 감정이 정리되고, 이처럼 체계를 갖게 된 것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밤낮으로 애써온 감정인들의 노력 덕분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중섭의 황소 진작(왼쪽)과 위작 2점을 저자는 도판과 해설을 통해 자세히 비교하고 있다. '미술품 감정과 위작' P.196-197. [사진= 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자녀에게 감정인의 길을 권할 것인가?

◀아니다. 내 자식이 한다면 말리고 싶다. 감정만으론 생계유지가 어렵기도 하고, 매사를 비판적으로 접근하게 돼 삶이 피곤해진다. 진위를 놓고 긴장하다 보니 자꾸 따지는 버릇이 생겼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계획은

◀그간 감정업무를 하며 축적한 1만5000건의 자료를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집을 낼 예정인데 70%정도 진척이 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자료를 모두 넘겨놓은 상태다. 한국근현대미술 감정에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한동안 대학원 등에서 강의도 했는데 이제 '따지는 일'에서 벗어나 그림 그리기 등 '부드러운 일'을 하려고 한다. 내 원래 전공이 '회화' 아닌가. 하하. <끝>

◀송향선 대표는?=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이화여중과 서울예고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4년 화랑계에 발을 들여놓아 1977년 가람화랑을 창립해 현재까지 대표로 있다. (사)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및 감정위원장을 4회 역임했고(1983~2001), (사)한국미술품감정협회 감정위원장(2002~2019), (주)한국미술품평가원 감정위원장을 역임했다. 2005년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감정학을 전공했고, 명지대와 동국대에서 한국미술품감정학을 강의했다. 주요 논문으로 '오원 장승업' '이중섭 회화의 감정사례' 등이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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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상 첫 金 최가온은 누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오랫동안 꿈꾸던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은 17세 3개월 여고생이었다. 세화여고 3학년 최가온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클로이 김(미국·88.00점)과 오노 미쓰키(일본·85.00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세화여고 3학년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차 시기 부상을 털고 일어나, 3차 시기에서 클로이 김을 제치고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최가온은 이미 국제 무대에선 검증받은 올림픽 금메달 후보였다. 2023년 1월 미국 애스펀 X게임에서 14세 2개월의 나이로 슈퍼파이프를 제패하며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한국 최초 X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 12월엔 월드컵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상승 곡선은 큰 부상으로 한 차례 끊겼다. 2024년 1월 스위스 락스 월드컵 훈련 도중 허리를 크게 다쳐 척추 골절 판정을 받았고, 수술 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유소년 시절부터 '천재 보더'로 불렸던 10대 선수에게 커리어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일격이었다. 돌아온 곳도, 방식도 드라마 같았다. 부상을 당했던 바로 그 락스에서 2025년 1월 복귀전을 치른 그는 월드컵 동메달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미국·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하프파이프를 연달아 제패하며 출전한 월드컵을 모조리 석권하는 신화를 만들었다. 월드컵에서도 1차 시기 부진 후 역전 우승을 여러 차례 연출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흐름은 고스란히 올림픽까지 연결됐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눈물을 터뜨리자 클로이 김이 활짝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이번 대회 결선은 그야말로 최가온 커리어를 상징하는 한 편의 시나리오였다.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에서 보드가 파이프 턱에 걸리며 크게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쓰러져 있었고, 의료진이 슬로프 안으로 들어와 상태를 살폈다. 2차 시기를 앞두곤 전광판에 'DNS(출전하지 않는다)'가 잠시 표기될 정도로 기권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럼에도 그는 두 번째 런에서 다시 슬로프 위에 섰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도 초반에 또 한 번 넘어지며 점수를 만들지 못했다. 3차 시기를 앞둔 최가온의 점수는 10.00점, 결선 12명 가운데 11위. 반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던 클로이 김은 이미 1차 시기에서 88.00점을 받아 여유 있게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눈발까지 다시 굵어지며 코스가 무거워진 최악의 조건 속에서, 최가온은 무리한 1080도 회전 대신 현실적인 선택을 택했다. 1080도 이상의 초고난도 기술을 덜어내고 900도, 720도 회전으로 루틴을 재구성한 뒤, 세 번째 런을 완주하는 데 모든 걸 걸었다. 결과는 90.25점. 깔끔한 착지와 구성으로 심판 점수를 끌어올리며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 이제 남은 건 클로이 김의 마지막 런. 하지만 김은 2·3차 시기 모두 도중에 넘어지며 점수를 보태지 못했고, 결국 최가온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두 번째 점프 후 보드가 눈 턱에 걸리며 넘어지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최가온의 출발은 거창하지 않았다. 스노보드를 취미로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 보드를 타기 시작했고, 어린 시절엔 피겨 여왕 김연아를 동경해 피겨스케이팅을 먼저 배웠다. 그러다 하프파이프 특유의 공중 연기에 매료돼 보드를 선택했고, 가족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받으며 세계 정상급 라이더로 성장했다. 겉으로는 수줍은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파이프 위에 올라서면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는 건 코치와 동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대목이다. 허리 부상 당시에도 "아픈 것보다 대회에 못 나가는 게 더 속상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경쟁과 무대 자체를 갈망하는 타입이다. 이번 금메달로 그는 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자리에도 이름을 새겼다. 17세 3개월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8 평창에서 17세 10개월로 금메달을 땄던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7개월 앞당겼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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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100년물 채권'에 거품 경고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알파벳이 영국 시장에서 발행한 100년 만기 회사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월가 전략가들은 이를 두고 "신용 시장의 사이클 후반부 과열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지난 10일 영국 파운드화 채권 시장에서 10억파운드 규모(1조9600억 원)의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알파벳의 첫 파운드화 표시 채권이자 총 200억달러 규모의 다중 통화 자금 조달 계획의 일부다. 이번 100년물 채권에는 발행 규모의 약 10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으며 발행 금리는 영국 국채 10년물보다 120bp(1.2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알파벳은 지난주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18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오라클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인프라 지출을 늘리고 있어 빅테크 기업들의 총부채 발행 규모는 향후 5년간 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윈드 시프트 캐피털의 빌 블레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가 AI 확장을 위해 공공 및 민간 시장에서 조달되고 있는 부채가 역사적인 규모를 벗어난 수준임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블레인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적당히 높은 쿠폰(금리)의 100년 만기 채권을 팔 기회를 포착한 점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온전한 공로를 인정한다"며 "그들은 영국 보험사와 연기금들이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원했던 수요를 명확히 파악했다"고 말했다. 알파벳.[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13 mj72284@newspim.com 하지만 그는 이번 100년물 발행이 시장 거품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블레인 CEO는 "나는 100년 만기 채권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그보다 더 거품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당신이 고점의 신호를 찾고 있다면 비록 그것이 훌륭하게 실행된 거래일지라도 그것은 절대적으로 고점의 신호처럼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블레인 CEO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채 축제'의 엄청난 규모에 대한 요점은 과거 내가 보았던 수많은 상황들을 떠올리게 한다"며 "특히 시장이 하나의 테마를 잡고 그들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알파벳의 이번 움직임이 자금 조달 다각화 차원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리스크를 우려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나추 초칼링엄 런던 크레딧 책임자는 "알파벳이 AI 자본지출(CAPEX)을 자금 조달하기 위해 시장의 맨 끝단(초장기물)에서 파운드화 발행을 준비한 것은 흥미롭다"며 "그들은 보험사와 연기금 수요를 활용하고 미국 달러 시장의 과포화를 피하기 위해 자금 조달원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미튼의 사이먼 프라이어 채권 펀드 매니저는 100년물 발행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바다"라고 경고했다. 프라이어 매니저는 "구매자들은 기술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업계의 본질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및 현지 정치 환경 속에서 6%를 조금 넘는 수익률에 자금을 묶어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지니치앤코의 타티아나 그레일 카스트로 공공시장 공동 대표는 이번 발행이 투자자들의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당신은 그 회사가 향후 100년 동안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 올라타는 것"이라며 "이건 매우 드문 일이며 심지어 정부들도 100년 만기 부채를 잘 발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도 알파벳의 100년물 채권 발행에 우려를 표시했다. 버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알파벳이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은 1997년의 모토롤라였는데 그해는 모토롤라가 거물(big deal)로 여겨졌던 마지막 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7년 초 모토롤라는 미국에서 시가총액 상위 25위이자 매출 상위 25위 기업이었다"며 "오늘날 모토롤라는 매출 110억달러에 불과한 시가총액 232위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 2026-02-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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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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