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선 '즉석 커피'가 전체 상품 중 판매 1위
CU·이마트24도 1000만원대 커피머신 속속 적용
외식물가 고공행진...'가성비' 편의점 커피 수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편의점업계가 즉석 원두 커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 여파로 가성비 높은 편의점 커피를 찾는 고객들이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다. 즉석커피가 단일제품 중 판매량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자 업체별로 1000만원대 고가 커피머신을 들이고 최고 등급 원두를 적용하는 등 커피 고급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올해 연말까지 전국 6000여개 점포에 이탈리아 라심발리사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라심발리는 글로벌 상업용 커피기 1위 업체로 CU가 도입한 기기는 1대당 가격이 1000만원 중반대인 것으로 알려진다.
CU는 기존까지 300만원대 중국 칼렘 커피머신으로 자체 즉석원두커피 브랜드인 '겟(GET)' 커피를 추출하다 지난해 7월부터 고가의 라심발리 커피머신으로 순차적으로 도입, 현재 800여개 매장에 적용한 상태다. 연말까지 6000여점에 라심발리 커피머신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원두도 콜롬비아, 브라질, 니카라과산을 50대 25대 25로 배합한 친환경 원두로 바꾸고 커피 브랜드 일리(illy)의 인텐소 다크 로스팅 원두로 추출한 커피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GS25의 즉석 커피 '카페25'. [사진= GS25] |
이마트24의 즉석 커피브랜드 '이프레쏘'도 2021년부터 1000만원 중반가격의 커피머신을 적용했다. 이마트24년 이전까지 이탈리아 세코사의 700만원대 커피머신을 사용하다 같은 회사의 고급형 버전인 세코 그랑이데아로 교체했다. 현재 5000여개 매장에서 이프레쏘 즉석커피를 운영, 브라질 세라도 지역에서 생산한 싱글오리진 원두를 적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다른 편의점과 달리 자체 개발한 드립방식의 커피머신을 사용한다. 고압 스팀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이 아니라 종이 필터를 이용해 한 잔씩 내리는 방식이다.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고600도 이상 고온의 열풍으로 균일하게 로스팅을 하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편의점 매장에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커피머신을 가장 먼저 들여온 것은 GS25다. GS25는 지난 2015년 말 즉석커피 브랜드 '카페25'를 론칭하며 스위스 JURA(유라)사가 제작한 1300만원대 커피머신을 매장에 도입했다. 고가 커피머신의 특징은 바이패스 기능이 탑재된 점이다. 에스프레소와 온수가 별도의 관을 통해 추출되는 바이패스 기능으로 커피의 떫고 쓴맛을 없애주고 자동으로 내부를 청소해주는 기능 등도 적용된다.
즉석커피 고급화 전략에 따라 GS25의 '카페25'는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0년 52.4%, 2021년 21% 판매량이 신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총 2억4000만잔을 판매하며 전년 대비 26%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석커피 '카페25'는 현재 GS25 전체 상품 중 판매 수량 1위를 차지하는 인기상품에 등극한 상태다.
편의점업계에서는 고물가와 불경기 상황이 고착화되면서 즉석커피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50여잔에 달할 정도로 커피 소비가 높은 상황에서 외식 물가가 급증하게 되면 기존 커피 수요가 가성비 높은 편의점으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은 1200원 정도다.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4000원~5000원 수준의 아메리카노 대비 3배가량 저렴한 셈이다.
실제 편의점은 대표적인 고물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외식 물가 등이 고공행진하자 도시락, 즉석커피 등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으로 소비가 몰린 까닭이다. 관련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조6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 증가한 2593억원을 기록했다. 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지난해 같은 기간 15.8% 증가한 11조226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1.7% 늘어난 2451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편의점 내 가공식품 매출 등이 급증하면서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품질이 높아진데다 커피전문점 대비 가격부담이 적고 근거리에서 쉽게 마실 수 있는 등의 장점으로 편의점 커피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일상화 되고 하루 음용량도 늘고 있는 만큼 편의점 커피 인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