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패션, 화장품 사업 등에 투자 늘린 탓
위기 돌파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
반면 삼성물산 패션·코오롱FnC는 성장 이어가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이 객단가가 높아져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 나란히 부진할 실적을 거뒀다.
해외패션과 아웃도어 의류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간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과 달리 투자 비용이 늘어나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청담 사옥 전경.[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최대 실적을 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분기 들어 전년 대비 35.8% 감소한 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4303억원)은 3%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국내 패션 브랜드와 코스메틱 부문에 대한 투자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비효율 매장 정리 등 일시적 비용도 반영됐다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날 측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2월 헤어케어 브랜드 다비네스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로라 메르시에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며 코스메틱 부문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셀린느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직진출로 타격이 예상되자 국내 패션과 코스메틱 부문으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 역시 3분기까지는 성장세를 이어가다 4분기 들어 4.9% 감소한 4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해외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늘려서다.
한섬은 작년 12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와 베로니카 비어드 그리고 스웨덴 패션브랜드 토템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한섬이 작년에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해외패션 브랜드 토템의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매장 모습.[사진=한섬] |
한섬은 매출 정체를 뚫기 위한 카드로 화장품 사업과 더불어 해외 패션 브랜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작년 매출(1조5422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높은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한섬은 해외패션 브랜드 수를 올해 안에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성장세가 한 풀 꺾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과 달리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성수기 수혜를 누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이른바 '신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패션 브랜드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작년 패션 대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4분기에도 전년 대비 65.5% 증가한 4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연간 1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아웃도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겨울 성수기를 등에 업고 2014년 이후 최대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FnC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이 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패션으로 의류 소비가 몰리고,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직진출이 이어지며 국내 패션 대기업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