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구간 국비 투입…민자구간 사업자부담·일부 지원
전체 교체 전 일부 철거해 밀폐 해소…설계기준 마련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작년 연말 방음터널 화재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이 퇴출된다. 전국에 설치된 PMMA 방음터널 58개를 안전한 소재로 모두 교체하기 위해 20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PMMA 소재로 된 방음터널 1704개는 위험도 평가 등을 통해 교체 규모를 결정한다. 아울러 PMMA 사용 금지 등을 포함한 설계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도로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대책'을 논의·확정했다.
[과천=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방음터널 화재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감식을 하고 있다. 2022.12.30 pangbin@newspim.com |
우선 화재에 취약한 PMMA 방음터널 58개에 대해 안전성이 높은 재질로 조속히 교체하도록 도로관리청에 조치명령을 내렸다. 전국에 설치된 방음터널 170개 가운데 38%가 교체되는 것이다. 도로 종류별로 국도 9개, 민자고속도로 9개, 재정고속도로 4개 등 국토부 소관 방음터널이 22개, 지자체 소관이 36개다.
국토부 소관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은 즉시 교체를 추진해 연말까지 완료한다. 민자고속도로는 자체 예산을 활용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유보금 등을 사용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설기준상 문제가 없는 경우 발생하는 추가지시에 대해서는 민자사업자가 정부에 비용부담을 요구할 수 있지만 협의를 통해 조치할 것"이라며 "민자사 입장에서도 방음터널이 교체돼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고 비용 부담에 동의하고 있고 유보금 등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필요할 경우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은 교체 계획을 수립해 내년 2월까지 교체하도록 지시했다.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 36개 가운데 경기 19개, 서울 8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비용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국토부,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 교체에 각각 900억원, 1100억원 등 총 2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방음터널을 완전히 철거·교체하기 전까지는 상부 또는 측면을 일부를 철거·개방해 밀폐를 해소한다. 소방설비, CCTV, 진입차단시설 설치·점검 등의 임시조치를 시행한다. PC 소재 방음터널에 대해서도 화재안전 및 방재대책 마련을 지시할 계획이다.
방음벽은 시설 규모, 인근 주택 유무 등을 종합 검토해 교체 규모를 검토한다. 전체 1만2118개 가운데 1704개(14%)가 PMMA 소재를 사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시설에서 20m 이내 등 화재 전파 위험이 높은 방음벽을 우선 교체한다. 100m 이상의 연장이 긴 방음벽은 최소 50m마다 불연성 소재 사용 또는 일부 개방 등을 통해 화재 확산을 방지한다.
화재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설계기준도 마련된다. PMMA 사용 금지 등을 포함한 방음시설 설계기준 및 표준시방서를 내년까지 제·개정한다. 계획 중인 방음시설에 대해서는 이달 중에 '화재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아울러 방음터널을 안전점검 의무대상으로 관리한다. 1km 등 일정 길이 이상의 방음터널은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소방, 의료 등 유관기관 합동훈련과 도로터널 관리자 교육도 강화한다. 소방시설법에 따라 소방시설 설치도 의무한다. 피난대피료, 제연설비 등 방재시설 설치 기준을 마련하고 (가칭) 도로안전법을 제정해 화재에 안전한 자재, 공법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도로 안전도 평가 등의 근거를 마련한다.
사고 발생요인 최소화를 위해 정기, 종합검사 의무를 위반한 노후 화물차 등에 과태료 부과, 운행정지 명령 등을 부과하고 방음터널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VMS·노면표지 안내, 속도제한,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추진한다. 간선도로 주변 개발시 소음 영향이 적은 업무시설 들을 우선 검토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지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다섯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과 부상자분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더 이상 방음터널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이번에 마련한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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