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경부선 지상과 양재~한남 지하도로 연결"
"깊이가 달라 직결 불가"..국토부는 "협의할 것"
지상~지하 연계도로 병목 우려…양재~고양은 직결
경부선 시종점 고양으로?…시민 불편 우려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경부고속도로 하부를 지날 지하고속도로가 서울 경계인 현 양재나들목(IC)에서 단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각각 건설할 경부고속도로 경기도·서울 지하 구간을 직접 연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게 될 용인(기흥IC)~서울(양재IC) 지하 구간에서 서울로 진입하려면 램프를 통해 한남~양재 지하구간이나 기존 지상도로로 이동해야한다. 지하 경부고속도로 구간은 향후 건설될 양재~고양고속도로와 직결된다. 즉 경부고속도로 종점이 서울이 아닌 고양시가 되는 셈이다.
서울구간까지 직결되면 전체 지하도로의 완성도를 갖출 수 있다. 하지만 국토부, 서울시 건설 구간의 심도 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지하도로가 형성될 우려가 제기된다.
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건설을 추진 중인 양재~한남 지하고속도로를 국토부 구간인 용인~서울과 직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본계획을 작성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연내 착수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한남~양재 구간 지하도로 건설 계획안 [자료=서울시] |
◆ 서울시, 양재~한남 지하도로 경부선 지상과 연결 방침…"심도차 커서 직결 불가"
서울시는 시가 관리하는 양재~한남 지하도로를 경부고속도로(한국도로공사 관리구간) 지상구간과 램프로 연결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현재 계획 중인 용인(기흥)~서울(양재), 양재~한남 구간은 터널 깊이가 달라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이야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재~한남 서울시 구간을 국토부 구간과 직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흥~양재도로 램프가 양재 이남에서 올라와 양재~한남 지하로 연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기도~서울 구간 지하도로 직결이 어려운 이유로 각각의 심도가 다르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국토부는 지하 40m 이상의 대심도 터널을 계획 중인 반면 서울시는 20~30m 중심도에 지하터널을 건설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 8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대심도와 중심도 깊이 차이가 커서 연결하는 게 유리하지 않고 지하에서 반드시 연결할 필요도 없다"며 "터널의 목적과 방향, 거리가 달라 분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토부는 심도 차이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깊이가 다른 지하도로를 연결하는 방안이 협의돼야 한다"며 "만약 연결하지 못할 경우 별도의 진출입로를 통해 교통을 처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깊이가 다른 도로를 직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를 설득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국토부는 "서울시를 설득하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원활한 연계교통이 가능한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심도 차를 연결하는 방안을 찾지 못하면 사실상 직결은 불가능해진다.
용인(기흥)~서울(양재) 구간 지하도로 건설로 늘어나는 교통량을 서울시가 소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토부는 왕복 10차선인 해당 구간에 왕복 6차선 터널을 추가 건설해 16차선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반면 서울시는 왕복 12차선 지하도로를 계획 중이어서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경부선 '용인~서울' 구간 추가도로 확장 개념도 [사진=국토교통부] |
◆ 국토부, 서울시와 진출입 등 연계교통 논의 착수…양재~고양과 직결 추진
서울시는 양재~한남 지상구간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양 옆에는 지역생활도로를 형성해 용인~서울 지상도로와 연결한다. 그 옆으로 시민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만들어 단절돼 있는 양쪽 생활권을 연결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지상에서 양재~한남 지하도로를 연결하는 구간에서도 극심한 병목이 불가피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서울시, 경기도, 한국도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계 교통망 구축방안 등을 논의에 착수했다.
반면 민자구간으로 추진되는 양재~고양 지하고속도로는 용인(기흥)~서울(양재) 구간과 직결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국토부는 용인~서울 지하도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하면서 양재~고양과 직결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로 진출입로를 만들면 사업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심도는 지상·지하 연결구간 조성에만 수백미터가 필요해 직결하는 게 전체 비용 차원에서 효율적이다. 다만 양재~고양은 민자사업이어서 수익이 어느정도 확보돼야 하는 만큼 직결을 위한 사업비를 정부와 일부 부담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양재~고양 고속도로가 용인~서울 구간과 직결되면 경부선 본선이 사실상 고양으로 연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부산과 서울을 잇는 경부고속도로의 시종점이 바뀔 수 있고 서울 시민의 불편도 우려된다.
26.1km로 조성되는 용인~서울 지하고속도로는 3조8000억원의 총 사업비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올해 예타를 거쳐 2027년 하반기 착공한다는 목표다. 예타를 마무리하고 타당성 평가를 거쳐 설계에 착수하면 구체적인 진출입로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