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모아주택·모아타운 2.0' 시행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앞으로 서울시에서 소규모 재개발사업인 '모아타운·모아주택' 사업을 할 땐 주민 동의율이 30% 이상 돼야 신청할 수 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모아주택·모아타운 2.0 추진계획'이 본격 실행된다.
모아타운은 신축과 구축이 섞여있어 대규모 정비사업을 하기 어려운 10만㎡ 미만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모아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모아타운 안에 노후 주택은 모아주택으로 지정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년간 사업을 해 본 결과 개선이 필요했던 점을 이번에 손질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자치구에 모아타운 공모를 신청하기 전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반드시 하도록 했다.
공모 기준도 높였다. 지금은 전체 면적 10만㎡ 미만, 노후도 50% 이상이란 법적 기준만 충족하면 어디든 모아타운 대상지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일부 대상지에선 주민 의견이 충분히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신청돼 갈등이 생겼다.
마포구 망원동 439-5 일대 모아주택 조감도 [자료=서울시] |
시는 대상지 안에 조합이 있거나 사업시행 예정지인 곳이 최소 3곳 이상 포함돼야 모아타운 신청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포함된 사업시행 예정지에선 주민 30% 이상 동의를 받도록 만들기도 했다. 주민들 간에 개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퍼진 곳을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공모 기준을 높인 대신 공모 신청은 수시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에는 연 1~2회만 공모 접수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개선된 공모 기준을 충족하면 언제든 모아타운 대상지 신청을 할 수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2월 중에 공고할 예정이다.
지난해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된 65곳 가운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범 사업지도 선정한다. 이른바 'SH 참여 공공관리 모아타운 시범사업'이다. 시범 사업지로 뽑히면 SH공사는 공공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 조합설립 지원, 사업성 분석, 행정·기술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또한 서울시는 주민 제안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주민 제안이란 주민들이 직접 모아타운을 이런 식으로 만들고 싶다고 계획안을 제시하는 제도다. 현재 조합이 2곳 이상 설립돼 있거나 사업시행 예정지가 2곳 이상이어야 주민 제안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합이나 사업시행 예정지가 1곳 이상 있으면 주민 제안이 가능해진다. 물론 토지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요건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사업시행 예정지가 1곳일 경우 사업 규모는 1만㎡ 이상~ 2만㎡ 미만이란 조건이 붙기도 했다.
모아주택 추진을 앞둔 곳은 관리계획을 수립하기 전이라도 미리 관리지역으로 지정고시한다. 관리지역으로 우선 고시되면 완화된 사업 면적이나 노후도 기준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모아타운 조합 운영이 사업 규모와 내용에 맞게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조합운영비 절감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그간은 별도 지침이 없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표준정관을 준용해왔다.
이 외에도 서울시는 '일반지역'도 모아주택 기준을 충족하면 통합심의를 통해 층수 제한을 두지 않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이뤄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모아타운으로 지정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은 층수 제한이 없는 반면 일반지역은 최고 15층 이하로 제한이 있었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해 저층주거지 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