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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외 거래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① : 역외탈세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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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로백스 김기동 대표 변호사

한국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나 해외 직접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다국적기업의 국내 진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외국 기업이나 현지법인으로 무역대금, 투자금 등을 보내거나 다국적기업들이 국내 사업을 통해 얻은 소득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해외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련 법령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워 법률 전문가조차 그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기 어렵다 보니, 기업이나 개인의 외화자금 송금행위가 자칫 탈세로 이어져 세무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세금을 추징당하는 것은 물론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당하여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외국환거래법에서 정한 신고 또는 보고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거나 형사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이에 필자는 본 기고를 통해 해외 거래에 수반되는 사법 리스크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러한 사법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여야 하는지를 Q&A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역외탈세에 관한 리스크를 살펴보겠습니다.

김기동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로백스] 2022.07.11

Q. 해외 거래와 관련하여 과세당국은 주로 어떤 행위들을 단속하고 있나요?

A. 최근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해외 직접투자가 늘고 있고 국내 거주자의 대외 경제활동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내 법인이나 개인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ㆍ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적게 내는 이른바 역외탈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세당국은 역외탈세를 조세 정의를 훼손하는 불공정행위이자 국부를 유출하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보아 역외탈세의 적발과 단속, 세무조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해외 거주자의 금융정보 및 다국적기업의 국가별 보고서를 매년 정기적으로 교환하는 등 국가 간 공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국세청이 역외탈세를 적발하여 추징한 세액은 연간 1조원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Q. 「역외탈세」란 무엇인가요?

A. 「역외탈세」란 역외 즉,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이루어지는 탈세로서, 실정법상 적법하게 조세 부담을 낮추는 행위인 '절세'와 구별됩니다. 일반적으로 역외탈세는 조세법 규정을 직접 위반하여 조세 부담을 감소시키는 행위인 '조세포탈'과 조세법의 흠결을 이용하여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행위인 '조세회피'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국내 법인이나 개인은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적게 내기 위하여, 조세피난처 내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다음 이를 이용하여 거래함으로써 납세의무자가 아닌 양 위장하거나 국내 소득을 해외로 유출하거나 해외 소득을 은닉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역외탈세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Q. 「조세피난처」란 어떤 곳을 말하나요?

A. 「조세피난처」란 법인이 실제로 얻은 소득 전부나 일정 부분에 대하여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나 지역을 말합니다. 조세피난처는 위와 같은 세제상의 우대를 받을 뿐 아니라, 외환거래가 자유롭고, 기업 규제가 거의 없으며,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고, 국가 간의 과세정보 교환에 매우 소극적입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조세피난처는 역외탈세나 비자금 조성의 온상이 되어 왔습니다.

Q. 과세당국이 역외탈세로 보아 단속한 사례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A. 전통적으로 역외탈세는 국내 거주자나 내국법인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다음 이를 이용하여 국내 소득ㆍ재산을 해외로 유출하거나 국외 소득ㆍ재산을 은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역외탈세의 수법이 더욱 지능화되고 있고 신종수법이 계속 출현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부 대기업의 사주 일가에서 주로 사용하던 역외탈세 수법을 상대적으로 단속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 자산가나 중견기업들이 모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게다가 해외로 유출ㆍ은닉한 자금을 해외신탁 등을 통해 자녀에게 편법으로 상속ㆍ증여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유형 1]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하여 법인자금을 유출하거나 국외 소득을 은닉하는 유형

대표적인 역외탈세 유형으로, ①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에 중개수수료, 용역대가 등의 명목으로 가공의 비용을 송금하는 방법, ②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에 투자금 명목으로 송금한 뒤 이를 손실 처리하는 방법, ③ 해외 거래처와 거래할 때 사주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거래에 끼워 넣음으로써 그 페이퍼 컴퍼니에 이익을 유보하는 방법(이른바 끼워넣기 거래), ④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한 다단계 거래구조로 설계하여 실제 투자자를 위장하고 국외 소득을 은닉하는 방법, ⑤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제3국 회사에 투자한 뒤 배당소득 또는 주식 양도소득을 페이퍼 컴퍼니 명의의 해외 예금계좌에 은닉하는 방법, ⑥ 내국법인이 보유한 영업권 등을 외국법인에 양도하면서 저가로 양도한 것처럼 가장하고, 실제 양도대금 대부분을 사주가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수취하는 방법 등이 이용됩니다.

[유형 2] 사주 일가가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자금을 유출하거나 소득을 은닉하는 유형

① 사주 일가가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과 거래하면서 그 거래실적ㆍ거래가격을 조작하여 현지법인에 과도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사례, ② 사주 일가가 소유한 해외 현지법인에 허위의 중개수수료, 용역대가 등을 지급하여 법인자금을 유출하는 사례, ③ 내국법인이 해외 현지법인에 거액을 투자하게 한 뒤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로 회계 처리하여 법인자금을 부당 유출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사례, ④ 내국법인의 사주가 해외 합작법인(이른바 빨대기업) 지분을 외국법인에 양도한 것처럼 가장한 다음(즉 해외 합작법인의 지분을 차명 보유하면서) 내국법인과의 거래를 통해 해외 합작법인에 이전한 거래대금 등을 사주가 관리하는 해외 예금계좌로 빼돌려 은닉하는 사례, ⑤ 가치평가가 어려운 무형자산의 특징을 이용하여, 내국법인이 개발한 무형자산(지식재산권 등)을 사주 일가 소유의 해외 현지법인에 무상 또는 저가로 양도하거나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 소득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하는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유형 3] 비거주자나 외국법인으로 위장하여 조세 부담을 회피하는 유형

① 국내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국내 체류일수를 의도적으로 조절해 비거주자인 것처럼 위장하여 조세 부담을 회피하는 경우(이른바 세금 유목민), ② 거주자나 내국법인이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투자하여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함으로써, 사업소득ㆍ투자소득 등에 대한 납세의무를 면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유형 4] 다국적기업의 사업구조 개편 위장, 적극적인 이전가격 조작 등을 통한 지능적ㆍ공격적 조세회피 유형

① 다국적 IT 기업이 물리적 실체 없는 디지털 재화(Digital Contents)의 특성을 이용하여, 국내 자회사가 실제로는 국내에서 영업ㆍ마케팅 등 사업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탁계약, 사업장 분할 등을 통해 고정사업장(PE) 지위를 회피하고 국내원천소득을 국외로 이전하는 사례, ② 거래 실질의 변화 없이 거래구조의 외관만 변경하고서도 정상적인 사업구조 개편(BR)으로 위장하여 국내 소득을 국외로 부당 이전하는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유형 5] 해외신탁, 해외부동산 취득 등을 통해 편법으로 상속ㆍ증여하는 유형

① 해외신탁의 경우 수익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 등을 악용하여 해외신탁의 수익자를 배우자, 자녀 등으로 지정하여 변칙 상속ㆍ증여한 사례, ② 피상속인(아버지)이 해외신탁을 통해 보유하던 해외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상속받았음에도 상속세 신고 시 이를 누락한 사례, ③ 해외 은닉자금 또는 변칙 증여자금(유학비 지원, 대출금 대위변제 등)으로 자녀 명의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하여 편법 증여한 사례, ④ 해외 은닉자금으로 해외펀드를 조성한 후 국내 주식에 투자하여 벌어들인 소득을 국외에 은닉하였다가 배우자 명의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변칙 증여한 사례, ⑤ 자녀가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면서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명품을 구입하고 호화생활을 영위하였는데, 그 카드대금은 아버지가 대신 납부하는 방법으로 변칙 증여한 사례, ⑥ 내국법인이 해외 현지법인, 해외 연락사무소 등을 설립한 뒤, 사주의 자녀가 현지법인과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용역대가를 수령하거나, 사주의 배우자를 연락사무소의 직원으로 등록하여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편법 증여한 사례 등 매우 다양한 사례들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김기동 변호사

-1983 부산 혜광고등학교 졸업
-1987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2 사법연수원 수료(제21기)
-2019 부산지검장
-2022 법무법인 LawVax 대표 변호사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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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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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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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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