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법정 진술 놓고 신경전
정진상 기소 여부 결정 눈앞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장동 사업 특혜의혹과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남욱 변호사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저격에 나서면서 두 사람간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이 대표와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와 법정 진술 과정에서 남 변호사의 진술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첫 포문은 이 대표가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5 mironj19@newspim.com |
이 대표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과 관련한 폭로를 쏟아내는 것과 관련해 "남욱이 연기하도록 검찰이 연기 지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런 중대한 문제를 놓고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검찰이 진실을 찾아서 사실을 규명하는 게 아니고, 목표를 정하고 조작을 해서 정치보복·정적제거 수단으로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건 결코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남 변호사는 같은 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이 대표의 '남욱이 연기하도록 검찰이 연기 지도를 한 것이 아닌가'라는 발언에 대해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송구스럽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출소 이후 대장동 특혜 의혹과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 연일 이 대표를 겨냥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공판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권한이 성남시에 있었냐"는 재판부 질의에 "그렇다"면서 "제가 최초 조사를 받을 때 했던 진술과 현재까지 모든 것을 포함해서 말하면 이재명 당시 시장의 의사 결정에 따라 모든 게 이뤄진 게 맞다"고 진술했다.
또한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측 지분이 있다는 것을 김만배 씨에게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남 변호사의 진술과 폭로에 대해 검찰의 표적수사라고 비판해왔었다. 이번 이 대표의 발언은 남 변호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기소 결정을 앞둔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오는 11일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정 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빠르면 9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부패방지법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부정처사후수뢰,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지난달 19일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 실장은 2013년 7월~2017년 3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로 하여금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도록 해 개발수익 210억원 상당을 취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로 보고 있는 정 실장에 대한 기소를 진행할 경우 이 대표와 관련해 대장동 사업 의혹 뿐 아니라 대선 자금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남 변호사의 진술과 검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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