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주택경기 부담에 소형 면적 일부 미달
조합측, 일반분양·선착순 분양서 소진 "문제 없어"
미계약 확산시 PF시장에 악재...자금경색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10만 청약설'이 제기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특별공급 청약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조합측은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청약미달과 미계약이 발생해도 2025년 1월 입주 때까지 털어낼 시간이 충분한 데다 선착순 분양까지 이뤄지면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반분양 1·2순위 접수가 인기를 끌지 못하면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이후 얼어붙은 부동산 프로젝트(PF) 시장이 더욱 냉각될 것이란 우려감이 나온다.
◆ '10만명 청약설'에도 특별공급 미달...조합 "완판, 시간 문제"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가 지난 5일 특별공급 접수에 나섰으나 일부 주택형의 접수가 미달됐다.
특별공급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이 신청해 평균 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무난한 청약 경쟁률을 보였으나 청약 통장이 일부 주택형에 몰리며 완판에 실패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1일 오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오늘 개관한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견본주택은 코로나19 확산 및 감염 예방을 위해 선착순 사전 방문예약제로 운영한다. 견본주택 방문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 예약을 신청할 수 있다. 청약일정은 오는 12월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해당지역, 7일 1순위 기타지역, 8일 2순위 접수로 진행된다. 당첨자는 12월 15일에 발표되며, 정당 계약은 2023년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입주는 2025년 1월 예정이다. 2022.12.01 pangbin@newspim.com |
신혼부부 전형 전용 39㎡는 301가구 모집에 해당지역 71명, 기타지역 19명 등 90명이 지원했다. 노부모 부양 전형 전용 39㎡는 34가구 모집에 신청자 5명, 기관추천 전형 39㎡도 115가구에 신청자가 28명에 그쳤다. 전용 49㎡도 다자녀 가구 전형 62가구에 45명만 신청했다. 시장에서 10만여명이 청약에 참여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고 강남권 입지, 분양 지연 등을 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임에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조합측은 특별공급 결과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일반분양 일부가 미달됐어도 조합원이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입주 때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는 악성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면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주변 시세와 비교해 '로또 분양'으로 평가하긴 어렵지만 여전히 2억~3억원 정도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소형 주택형 일부가 청약 미달됐지만 청약 1·2순위 접수에서 대부분 접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청약 결과보다는 공사재개, 일반분양 속도로 입주 예정일이 지켜질 수 있을 것이란 점이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둔촌동역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도 "분양가 상승과 집값 하락으로 로또 단지로 평가하긴 어렵지만 주변 올림픽선수기자촌(전용 84㎡) 시세 18억~19억원과 비교하면 3억원 안팎 저렴한 건 사실"이라며 "주택경기 불안과 대출이자 부담으로 초기 완판이 어렵더라도 중대형 면적은 경쟁률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의 일반분양은 6일 1순위 당해지역(서울 2년 이상 거주자), 7일 기타지역(서울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 거주자), 8일 2순위 순서로 진행된다.
◆ 재건축 최대어 미계약 확산시 PF시장 냉각 불가피
둔촌주공 재건축의 청약 결과에 따라 부동산프로젝트(PF) 시장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탄탄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까지 일반분양에 실패하면 PF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정부가 부동산 PF 보증규모 확대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건설사의 PF 차환, 신규 발행이 어려워졌다. 증권·은행 등 금융사가 PF 자금을 회수하다 보니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만기 때 연장이 못하고 자체 현금으로 갚아나가는 상황이다.
둔촌주공도 지난 10월 7000억원 규모 PF 대출 만기를 앞두고 차환에 실패했다가 채권시장안정펀드인 정부 지원 등을 받아 어렵게 고비를 넘겼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조달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전자단기사채(ABSTB) 등 7231억원의 만기는 내년 1월 19일이다. 금융시장에 자금경색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분양을 대거 떠안으면 '2차 차환'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단지 규모와 입지 등 상징성을 감안할 때 둔촌주공이 부동산PF 시장에 변곡점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수도권 사업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방에서는 대형 건설사라도 신규 PF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