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르포] 명분 실리 다 잃은 '시진핑 표' 동태청령

기사입력 : 2022년11월27일 16:47

최종수정 : 2022년11월27일 17:22

코로나19 최대 피해자는 중국 공산당
'부글부글', 인민들의 체제 불만 증폭
공산당 체제 안정에 치명타 불가피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제 2조는 일체의 권력은 인민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자가 속해있는 베이징 한 아파트 주민 위챗 단톡방 구성원은 26일 아침 이런 글을 올리면서 지금 출입문에서 단지 무단 봉쇄를 저지하기 위한 권리 쟁취 운동(시위)이 벌어지고 있으니 모두 나가서 동참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단톡방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권력자가 무슨 근거로 멀쩡한 공민의 아파트 주거 단지를 함부로 봉쇄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중국 법률로 보장된 공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자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이날 오전 9시가 넘은 시간 단지 출입문 밖에는 주민들이 벌써 100여명이나 몰려들어 폐쇄한 출입문을 밀치는 등 경비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며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점점 세를 불리더니 폐쇄한 아파트 문을 마치 파손할 것처럼 완력으로 열어제친 뒤 도로로 뛰쳐나갔다.

주민들은 정식 행정기관이 아닌 임의 기구인 주민위원회 명의 직인이 찍힌 봉쇄 통지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정식 행정기관인 구청 책임자나 기층 행정단위로 우리의 동사무소와 같은 가도(街道) 공무원이라도 직접 나와서 공민 주거지를 폐쇄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오전 10시 전후 군중들은 도로로 뛰쳐나갔고 결국 공안 경찰까지 출동을 했다. 시위대는 경찰 앞에서 공권력이 있으면 공민권도 있다고 구호를 높였다. 군중들이 폭력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인지 경찰도 시위를 적극 제지하지 않았다. 경찰은 주민들의 요구가 틀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결국 중국 주민 시위대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했다. 주민위는 상부 기관(가도와 구청) 방역 지침에 따라 3일간 실시한다고 통지했던 아파트 봉쇄를 발표 반나절 만에 철회했다. 시민들은 단결이 힘이라며 이후엔 또다시 뭉쳐서 강제 격리 거부권 운동에 나서자고 결의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 아파트 주민들이 주거 봉쇄의 부당성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2.11.27 chk@newspim.com

 

"수입이 평소 20% 이하로 떨어졌다. 식당과 서비스업소 사무 빌딩이 폐쇄되면서 아내도 또다시 실업자가 됐다. 도대체 인민들 보고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아파트 단지 시위 현장 기사를 송고하고 나서 오후 1시 반쯤 베이징 시내로 향하는 공유 택시 안.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통제를 화제로 꺼내자 택시 기사도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목적지 인근에 다가왔을 때 대로가에 두터운 방한복을 차려 입은 주민들의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차를 멈추고 내려서 보니 얼핏 예싱했던 대로 핵산 검사장소였다. 대로 안 골목 골목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대기 줄은 족히 400미터가 넘어보였다.

중국이 아니고서는 구경하기 힘든 진풍경이다. 장년층 한 남성은 노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줄선 사람들을 쫒아다니며 양식표 배급을 받은 것도 아니고 지금 뭐하는 거냐고 삿대질 하며 빨리 집에 가서 낮잠이나 자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곧이어 이날 약속장소인 시내 호숫가 허우하이(后海)에서 만난 중국인 친구는 아침에 목격한 시위 상황을 얘기했더니 한마디로 공산당이 코로나 대응에 있어 패착을 범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도 고강도 코로나 방역 동태청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제로코로나 동태청령 방역 때문에 만회하기 힘든 치명타를 입었다. 공산당이 과학 방역이라고 주장하는 동태청령에 대해 대다수 인민들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코웃음을 친다. 국제사회의 불신도 그렇지만 코로나 국면에서 멀어진 민심은 공산당 체제 안정에 두고 두고 화근이 될 것 같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 주민들이 핵산검사를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2022.11.27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