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이제 향기로 나를 표현하는 시대"
니치향수 전성기...가품 많아 정식 업체 안전
신세계인터 '에스아이빌리지' 니치향수 성지로
2년 전보다 판매량 1330% 급증
온라인 플랫폼에 주도권을 내 준 패션 대기업들이 뒤 늦게 자사 플랫폼 강화에 나서고 있다.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꼭 대기업 자사몰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내돈내산'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감싼 지 2년. 시각을 자극하는 패션 뿐만 아니라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층들이 늘고 있다. 립스틱이나 색조 화장품 대신 값비싼 니치향수에도 과감히 지갑을 열며 향수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니치향수는 최고의 조향사들이 최상의 원료를 이용해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를 뜻한다.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아(nicchia)에서 파생된 말로, 매스 브랜드에서 대량생산한 제품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일반 향수보다 2~3배에서 10배 가까이 가격이 비싸다.
대표 니치향수 브랜드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
그러다 보니 니치향수는 가품이 많은 제품 중 하나다. 향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품은 아니지만 저렴하게 향수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향수가 통상적으로 세일을 진행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으로 향수를 수입하는 채널에서 할인 행사를 이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는 게 구매자들의 의견이다.
니치향수 판매 채널로 가장 유명한 곳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에르메스 퍼퓸, 메모, 엑스니힐로, 디에스앤더가 등 M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국내 패션업계에서 가장 많은 니치 향수 판권(총 9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보장된 니치 향수 브랜드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니치향수 중 인기가 가장 많은 제품은 바이레도의 '아이즈 클로즈드 오 드 퍼퓸(50ml)이다. 바이레도 공식사이트 판매가는 25만원. 에스아이빌리지에서는 쿠폰할인을 적용해 23만7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다른 채널의 스마트스토어 할인이나 카드 할인을 적용하면 이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지만 가격 차이는 1만원선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뚜렷한 우위는 없지만 리치향수 시장에서 에스아이빌리지의 입지는 굳건하다. 국내 대표 향수 커뮤니티에서는 에스아이빌리지를 '시마을'로 통용해 부른다. '시마을'은 MZ세대 사이에서 에스아이빌리지를 짧게 줄여 부르는 단어로, 가품이 즐비하는 온라인 향수 시장 속에서 정품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공식 수입사인 에스아이빌리지가 니치 향수 구매처의 대표로 자리잡으면서 생긴 애칭이다.
에스아이빌리지 바이레도 '아이즈 클로즈드 오 드 퍼퓸(50ml)' 구매 가격 [사진=에스아이빌리지 캡쳐] |
향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에스아이빌리지에서 향수를 구매한 뒤 인증글을 올리는 '시마을 인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향수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품이 많은 향수의 특성상 정품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공식 수입사를 통해 구매하고 인증하는 것이 트랜드가 된 것이다.
니치 향수는 고가인데다 가품 위험이 큰 품목이기에 기존에는 온라인을 통한 구매 보다는 면세점이나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구매가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고 거리두기 등으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커지면서 믿을 수 있는 공식 수입사를 통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며 에스아이빌리지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7일 현재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요 니치 향수 브랜드의 온라인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보다 1330%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대중적인 일반 브랜드 향수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가공되지 않은 고급 원료와 희소성, 럭셔리함으로 '남들과 다른 나만의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판매율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니치 향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 고급 니치 향수와 수입 화장품을 좋아하고 온라인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뷰티 전문 앱 에스아이뷰티(S.I.BEAUTY)를 론칭했다.
쇼핑과 커뮤니티가 결합된 형태로 고객들이 앱에서 활동할수록 혜택이 쌓이는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인데, 앱 출시 2주 만에 다운로드 수가 11만명이 넘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에스아이뷰티앱 론칭 후 뷰티에 관심이 많은 신규 고객들이 에스아이뷰티앱을 통해 에스아이빌리지로 유입되면서 자사몰의 경쟁력도 함께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