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회의 끝난 뒤 새벽에 삭제"
"직원들이 지시 거부하지 못했을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정보원 첩보 삭제는 최고 책임자 지시 없이 어렵다"며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의혹을 더 키웠다. 박 전 국정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48건의 보고가 새벽에 일사불란하게 삭제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해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9.15 photo@newspim.com |
이어 "청와대에서 심야 장관 대책회의가 끝나고 국정원으로 복귀해 새벽에 직원들 불러서 삭제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아랫사람들이 임의로 삭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국정원의 고발장에 이미 퇴직한 이석수 전 기조실장의 이름이 들어 있던 것과 관련해선 "그 이슈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해양경찰청 같은 경우에도 직원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해도 위에서 찍어 내리는 구조였다"고 했다.
또 그는 "박 전 국정원장 말씀처럼 '내가 지시를 했더라도 밑에 사람들이 거부했을 것이기 때문에 삭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직원들이 이의제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지시를 아예 거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 삭제,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대통령, 청와대, 안보실에서 자료 삭제하란 어떤 지시를 받은 적도, 국정원 직원들에게 삭제를 지시한 적도 없다"며 "지시를 했어도 국정원 직원들은 이런 지시를 따를 만큼 바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처음엔 제게 군 첩보를 삭제했다고 했다가 나중엔 국정원 보고서를 삭제를 했다고 한다"며 "처음엔 제가 지시했다고 했다가 나중엔 제가 국정원장 비서실장 통해 지시했단다. 지시 시간도 기관마다 제각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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