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윤석열차' 출품 공모전에 엄중 경고하자
예술인들 창작활동의 자유 침해 주장...사죄 촉구
"과거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다를 바 없다" 비판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가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을 두고 공모전을 주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 경고한 가운데 문화예술계가 이를 '국가폭력'이라고 반박했다.
257개 문화예술단체로 구성된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박보균 장관은 윤석열차 검열에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자료=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앞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받은 고등학생 작가의 윤석열차를 전시했다. 작품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로 돼 있는 기차가 그려져있고 조종석에는 김건희 여사가, 객석에는 법복을 입고 칼을 든 인사들이 담겨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모전을 주최한 진흥원이 문체부 승인사항을 위반했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이날 강욱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총장은 "카툰의 사전적 의미는 시사나 정치적 문제를 생각이나 과장 등의 기법으로 표현하는 창작활동"이라며 "사회현실과 정치인 풍자를 두고 문체부가 앞장서 주최단체를 겁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창작활동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국가기관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범유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문체부는 헌법 21조에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와 22조 예술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헌법에 명시된 문화국가원리를 위반한 것"이라며 "헌법과 법률은 나이가 어리고 학생이어도 정치적 사상을 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문체부는 차별을 조장하고 학생작가에 대한 폭력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와 우리만화연대 등 문화예술 단체원들이 '윤석열차', 예술검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11 hwang@newspim.com |
또한 이들 단체는 정부의 '윤석열차' 검열사건이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 주도 하에 정부를 반대하거나 야당을 지지한 전력이 있느 문화예술인을 전부 산하기관의 예산‧기금지원에서 배제한 사건이다.
이들은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사건이 블랙리스트가 재발한 것으로 인식하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문체위 국정 감사에서 "문체부가 개별 작품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예술적 감성을 통해 명성을 쌓은 공모전을 정치 오염 공모전으로 변색시킨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3일에는 문체위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대한 단체 국감이 있어 윤석열차에 대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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