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가구당 월 8만원 부담해야 적자 해소"
산업부도 공감…전기요금 인상 필요성 강조
기재부, 물가 급등에 부담 가중…고심 깊어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전력의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기료 추가 인상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부와 한전은 전기료 추가 인상에 대해 상호 공감 상태다. 다만 문제는 물가 인상이다. 요금 결정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의 고민이 커지는 이유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희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kWh(킬로와트시)당 261원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했다.
이는 하나증권이 전망한 35조4000억원의 적자 가능성을 토대로 산출된 결과다. 일반적으로 월평균 전력사용량(307㎾h)을 사용하는 4인 가구라면 kWh당 261원이 오를 때 월 8만원 이상 부담해야 할 금액이 늘어난다. 이렇게 해야 그나마 올해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전력공사 사옥 [사진=한국전력] 2020.08.04 fedor01@newspim.com |
현재 전기요금 가운데 분기별로 조정되는 연료비 조정요금은 최대 인상폭이 5원 수준이어서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한전의 주장이기디도 하다.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 역시 공감하는 분위기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을 비롯해 에너지 수입 부담이 커지면서 한전의 적자가 확대된다는 데 산업부도 부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산업부 한 고위 관계자는 "전력생산을 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LNG인데 최근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도 지난해 3~4배 가량 폭등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한전 적자폭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폭을 키우지 못한 상황에서 한전이 적자를 품은 것은 그야말로 정부가 적자를 맡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사용자들이 부담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데 최종적인 역할을 하는 기재부는 급등하는 물가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추가로 높이는 것은 아닐지 고심중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 모습. 2022.06.15 leehs@newspim.com |
이 과정에서 21일로 예정됐던 4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잠정 연기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한전 측은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회신 받은 후 확정토록 의견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감에 대한 우려에 기재부가 전기요 인상에 대한 결정을 한차례 미룬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 추경호 경제부총리 역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 제05차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점검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거시지표도 중요하나 국민 일상 생활에 대한 물가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상 장바구니 물가부터 해결해야 하나 전반적인 물가 피로도에 포함되는 전기요금 역시 기재부가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 한 관계자는 "현재 고물가 상황에서 한전을 생각하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겠으나 현 시점에서 물가 인상에 따른 국민적인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은 시기"라며 "해결책은 인상폭 조정 등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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