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컴퓨터 프로그램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종목명:ADBE)가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Figma) 인수 계획 및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17% 급락했다.
15일(현지시각) 어도비는 팀들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를 200억달러(약 28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현금과 주식으로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프로 등 사진, 비디오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 어도비는 이번 인수로 디자인 협업 플랫폼 분야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게 됐다.
어도비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한편 이날 어도비는 회계연도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3.40달러, 매출은 4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3.35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과 44억4000만달러 매출을 점쳤는데 매출이 기대를 조금 밑돌았다.
어도비는 이번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3.50달러, 매출은 45억2000만달러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3.47달러를 웃도는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치다. 다만 매출 전망치는 월가 전망치 46억달러를 밑돌았다.
이날 정규장서 어도비는 전날보다 16.79% 떨어진 309.13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시간 외 거래에서도 0.6% 넘게 추가 하락 중이다.
월가에서는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가격 등에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번 인수 금액은 지난 2018년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업체 마케토(Marketo) 인수 금액인 47억5000만달러의 4배가 넘는 어도비 역대 최대 인수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 브렌트 틸은 피그마 인수 가격이 꽤 높아 보인다면서, 인수 후 첫 2~3년 동안은 실적이 다소 희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서드브릿지 애널리스트 스콧 케슬러는 어도비가 규제 관련 문제를 마주하게 될 수 있으며, 피그마 고객으로부터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 앞서 투자은행 두 곳이 어도비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점 역시 주가에는 부담이 된 모습이다.
앞서 미즈호증권은 어도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고, BMO캐피탈마켓츠 역시 '시장수익률 상회'였던 의견을 '중립(시장수익률)'으로 하향해 눈길을 끌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