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재판서 증언…"정영학 제안으로 컨소시엄 구성"
"호반건설 측 컨소시엄 제안 받았지만 화천대유 선택"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15년 하나은행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하나은행 임원이 대장동 개발의 사업성을 보고 참여한 것이고 곽상도 전 의원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의 19차 공판을 열고 하나은행 부장 이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8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8.31 pangbin@newspim.com |
이씨는 2014년 말 안면이 있던 정영학 회계사의 제안을 받고 이듬해 1월부터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정 회계사 등 도시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었고 조사해봤을 때 초기 자본 조달 등 자금도 충분히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화천대유 측에서 제시한 수수료로 하나은행이 100억원 이상 가져가는 구조였고 당시 주간사가 그만큼 (이익을) 가져가는건 흔하지 않던 시기라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씨는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공고가 나온 2015년 2월 13일에서 같은 해 3월 사이 김정기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으로부터 호반건설과의 컨소시엄 구성 제안을 전달받고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화천대유를 택했다고 한다.
검찰이 "하나은행에 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제안을 거절하고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씨는 "숫자상으로는 이익일 수 있겠지만 공공으로 돌아갈 몫을 금융기관이 가져오면 공모 취지에도 맞지 않고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상열 전 호반건설 회장은 다수 은행들이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도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했고 이 때문에 화천대유와 하나은행 간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정태 전 회장 등을 통해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성과급과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뇌물로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씨는 "곽상도 피고인과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곽 전 의원이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 개입한 적도 없다고 했다.
곽 전 의원도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문턱도 안 넘었고 전화를 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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