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 유출·불법중개 집중단속
강서·금천·양천·관악 4개구 연말까지 단속 시행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공인중개사 A씨는 신혼부부에게 2억5000만원짜리 전세계약을 중개하면서 선순위로 근저당과 보증금 총 14억원이 있음에도 시세를 20여억원으로 부풀렸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는 중개사의 말을 믿었지만 전세 만기 6개월전 강제경매와 인도명령으로 강제퇴거 당했고 해당 중개업자는 수사를 받고 있다.
영등포구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중개보조원 B씨는 공인중개사처럼 보일 수 있는 소장이라는 직함을 새긴 명함을 이용해 신축빌라 등 각종 매물을 분양·알선하다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깡통전세 위험 큰 서울 강서구를 비롯한 4개구의 신축 연립다세대 밀집지역에 대해 서울시가 전세사기 여부를 집중점검한다. 특히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걸고 시민 제보를 적극활용할 계획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전세사기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관련 불법중개행위를 올해 말까지 집중수사 한다.
깡통전세란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보다 높거나 비슷해 임대차계약 만료 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경우를 말한다.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서는 지난 2021년 한 해 약 3만5000여건의 임대차 관련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찰청에 따르면 전세사기의 검찰 송치건수도 2020년 97건에서 2021년 187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둘러싼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깡통전세가 주로 시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신축빌라를 대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 깡통전세 위험이 큰 신축빌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전월세 정보몽땅' 제공 자료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서울시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평균 84.5%로 나타났으며, 자치구별로는 ▲강서 96.7% ▲금천 92.8% ▲양천 92.6% ▲관악 89.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2022.8월 기준 자치구별 연립다세대 2분기 신규 계약 전세가율 현황(단위: %) [자료=서울시 전월세 정보몽땅] 2022.09.10 donglee@newspim.com |
주요 수사대상은 깡통전세 관련 공인중개사법 위반행위로 ▲허위매물 표시·광고 ▲중개대상물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 ▲무자격·무등록 불법중개 등이다.
특히 상당수 깡통전세가 시세를 알기 어려운 신축빌라의 가격을 부풀려 계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점에 수사의 촛점을 맞출 예정이다. 성과급 위주로 보수를 지급받는 중개보조원이 깡통전세 위험이 큰 줄 알면서도 불법중개행위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면밀히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중개대상물의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된 언행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한 행위도 주요 수사대상이다.
이처럼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해 깡통전세와 관련한 불법중개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는 경우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서울시는 서울시 깡통전세 예방 3대 서비스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임대차 상담 ▲'전월세 정보몽땅' 지역별 전세가율 확인 ▲'전세가격 상담센터' 적정 전세가격 검증의 상담 데이터 등을 적극 활용해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사례 발견 시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또한 부동산 카페 및 개인블로그 등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면 현장조사 등을 실시한다.
특히 시민제보도 적극적으로 수사한다. 시민 누구나 깡통전세 등 부동산 불법거래행위에 대해 스마트폰앱, 서울시 누리집,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고·제보할 수 있으며 제보자는 '서울특별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김명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깡통전세는 신축빌라와 같이 가격정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 주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피해자가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해야 할 범죄"라며 "조직개편을 통해 부동산수사를 강화한 만큼 시민들의 피해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