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헌법소원심판
심판 규정, 근로자의 날 유급휴일 미지정
공무원들, 평등권·단결권 등 침해 주장
"일반근로자에 비해 부당한 부분 없어"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근로자의 날을 관공서 공휴일로 정하지 않은 관련 규정은 공무원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 2022.07.12 mironj19@newspim.com |
공무원인 이 사건 청구인들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에서 근로자의 날을 관공서 공휴일에 포함시키지 않아 교육공무원인 본인들이 평등권, 단결권 등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며 2020년 7월 29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심판 조항은 관공서 공휴일을 ▲일요일 ▲3·1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 등 국경일 ▲1월 1일 ▲명절 ▲부처님오신날 ▲어린이날 ▲현충일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은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규정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로 정했지만 관공서 공휴일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헌재는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근로자의 날을 관공서 공휴일로 정하지 않은 규정이 공무원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015년 이미 같은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당시 일반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상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이 법정 유급휴일이었고, 관공서의 공휴일을 비롯한 나머지 휴일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약정휴일에 해당했다.
헌재 결정 이후 2018년 3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일반근로자에게도 심판대상조항 중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 법정 유급휴일로 인정됐다.
헌재는 "공무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관공서의 공휴일(일요일 포함) 및 대체공휴일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에서 토요일을 휴일로 인정받고 있다"며 "공무원에게 부여된 휴일은 근로자의 피로회복과 건강회복 및 근로기준법상의 휴일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이 근로자의 날을 공무원의 유급휴일에 해당하는 관공서의 공휴일로 규정하지 않았더라도 일반근로자에 비해 현저하게 부당하거나 합리성이 결여됐다고 볼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의 선례 입장은 그대로 타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과 단결권 및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공무원들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구인들과 같은 공무원, 교원 또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고 세계 각국의 근로자들의 노력을 통해 성취된 국제노동기준에 발맞춰 최근 공무원, 교원의 노동기본권과 관련된 국내의 법령이 제·개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직무의 공공성이 높은 반면, 근로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수단은 상대적으로 다양하지 않다"며 "근로자의 날을 공무원의 유급휴일로 보장해 노고를 위로하고 근로 의욕을 고취하면 결과적으로 국민 전체의 공공복리가 증진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일반근로자의 법정 유급휴일이 근로기준법의 개정으로 확대됐지만, 근로자의 날을 공무원의 유급휴일에 해당하는 관공서의 공휴일로 규정하지 않은 심판대상조항이 공무원인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헌 선례의 입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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