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노동절'을 맞아 휴장한 이후 이번 주 첫 거래일인 6일, 뉴욕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상승세다. 긴축 경계감에 지난 3주 연속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6일 오전 8시 9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0.76%(91.75포인트) 상승한 1만2196.00달러를 기록했다. E-미니 S&P500 선물은 0.75%(29.50포인트) 오른 3954.00달러를, E-미니 다우 선물은 0.74%(233포인트) 전진한 3만1545달러를 가리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가 정보 전광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지난달 26일 잭슨홀 연설의 여파 속에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등은 "연준은 내년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올해 여름 랠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증시에선 매도세가 일었다. 지난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99% 밀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29%, 4.21% 떨어졌다.
주요 지지선도 모두 붕괴돼 다우지수는 3만2000선, S&P500지수는 4000선 아래로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1만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메가캡 기술주와 성장주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27% 가까이 떨어졌다.
오는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이번 주도 연준 고위 인사들이 대거 공개 석상에 선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 2일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고용 보고서가 공개된 후에 파월 의장과 연준 인사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이 바뀌었을지에 쏠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31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7월의 52만6000명 증가(52만8000명에서 하향 수정)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월가의 예상치인 30만명 증가~31만8000명 증가에는 대체로 부합했다.
실업률은 7월 3.5%에서 8월 3.7%로 소폭 올랐고, 전문가들은 8월 고용보고서가 미국 고용시장이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상태를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월 의장은 오는 8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케이토인스티튜트 연례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피터 고들러 케이토 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와 통화정책 현황이라는 주제로 대담할 예정이다.
하루 앞선 7일에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7일에는 FOMC 이전 미국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연준 베이지북도 발표된다.
이어 9일에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이 연설한다.
한편 9월부터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가 국채 600억달러, 모기지증권 350억달러 등 월간 950억달러로 늘어나며 양적 긴축(QT) 역시 본격화해 투자자들이 이점 또한 눈여겨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은 약 70%로 반영됐다.
연준의 긴축 전망이 강화되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연일 치솟고 있다. 앞서 5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11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는 전장 대비 0.10% 오른 109.94를 가리키고 있다. 달러지수가 110선을 넘어선 것은 2002년 6월 이후 처음이었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주 세계 여러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어 관심을 끈다. 이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매파적 행보를 보인다면 앞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호주중앙은행(RBA)은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1.85%였던 기준금리를 2.35%로 50bp(1bp=0.01%포인트) 올렸다. 시장의 예상대로다. RBA는 지난 4월 0.1%였던 금리를 5월 25bp 올려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3차례에 걸쳐 50bp씩 높여왔다.
이어 7일 캐나다중앙은행(BOC)과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BOC와 ECB가 연준의 뒤를 이어 한 번에 75b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날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9시 45분(한국시간 오후 10시 45분)에 발표될 8월 S&P 글로벌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오전 10시에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미국의 8월 서비스업 PMI를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 8월 고용추세지수도 이날 공개된다.
휴대폰에 비친 CVS 헬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특징주로는 '밈 주식'으로 유명한 미국 욕실용품 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 주가가 개장 전 15.5% 급락했다. 구스타보 아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급작스러운 사망 이후 리더십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난 6월 말 매출 급감과 손실 악화 보고 후 마크 트리턴 최고경영자(CEO)와 조 하트시그 최고상품책임자(CMO)가 사임한 후에도 아날 CFO는 자리를 지킨 몇 안 되는 임원이었다.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 헬스(CVS)는 재택의료 서비스 업체인 시그니파이 헬스(SGFY)를 주당 30.50달러, 총 80억달러의 현금거래로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개장 전 1.4% 올랐다. 이번 인수 가격은 2일 시그니파이 헬스의 종가인 28.77달러에 6%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의 주가는 개장 전 21.7%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선보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월드애퀴지션과의 합병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연장에 대해 주주들의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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