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 양성 계획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만 인재가 필요하냐"는 지적부터 필요 인력의 적절성,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정원 확대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계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이 한국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이라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도체의 활용성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확장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다만 반도체 인재 양성의 '방법'은 향후 10년간 대학을 비롯한 교육계와 기업 등 관련 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특히 인재 양성 기관인 대학의 역할과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다.
과거에도 특정 산업에 대한 인력 수요에 대비해 관련 학과를 새로 만들거나 정원을 늘린 사례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프라임(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을 꼽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된 이 사업은 인문계·이학계열 학과를 줄이고 공학계열 학과를 늘린 대학에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 골자였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사업비 6000여억원을 투입했지만, 해당 사업에 선정된 대다수의 지방대들이 공대 정원을 늘렸다가 수년 후 신입생 미달 사태를 맞았다.
지방대 사이에서는 이른바 '프라임의 저주'로 불린다. 반도체 인재 양성 사업이 프라임 사업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맥락없는 지적은 아닐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뉴스핌 주최로 열린 '2022 반도체 포럼'에서 나온 인재 양성 전략은 이제 첫발을 뗀 '15만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휴대전화, 자동차, TV 등과 같은 세트제품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 경쟁력을 공고히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분야가 세계 시장의 62%를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갖췄지만, 파운드리(16%), 팹리스(3%) 부문의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경쟁력이 낮은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구조와는 다르기 때문에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한다는 취지다.
반도체 인재 양성 계획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부재도 문제다. 정부 계획에 따라 산업계와 대학가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추진 과정을 챙길 부처에 대한 논의는 이제서야 시작됐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인재를 양성하는 단계별 로드맵과 과정별 점검 계획도 부족하다. 반도체 인재 양성이 제 2의 프라임의 저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촘촘하지 못한 계획의 부재 속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목표점을 향해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반도체 인재 양성 10년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중간중간 점검을 실시해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pio1234@newspim.com